4대강사업, 왜 그레이상을 받았는가

by wbknd posted Nov 25,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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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사업, 왜 그레이상을 받았는가

 

 

김경철/습지보전국장   

 

 

 

4대강사업_그레이상.jpg

 

4대강사업이 세계습지네트워크(World Wetland Network, WWN)로부터 습지훼손의 사례로 꼽혀 그레이상을 수상한 것을 두고 말들이 많다. 전시영 원광대 교수는 7월19일자 한국일보 기고를 통해 일본의 NGO들은 자국의 우수한 습지를 국제사회에 알리려 노력한 반면 우리나라 NGO들은 국책사업인 4대강사업을 그레이상에 선정되도록 노력한 것에 유감을 표명하였다. 우리 NGO들도 이점에 유감을 표시하고 싶다. 우리나라에도 훌륭한 습지가 많고 또 열악한 환경에서 습지를 보전하고 알리기 위해 노력하는 많은 활동가들이 있다. 우리나라 NGO들도 그레이상이 아닌 블루상을 받았다면 얼마나 기분 좋은 일이었겠는가. 그러나 이명박 정부가 추진한 4대강사업은 계획에서부터 추진에 이르기까지 졸속과 반생태적 과정의 연속이었다. 또한 이러한 반생태적 토목사업을 녹색성장으로 포장하여 수출하려 하고 있으니 이를 세계에 알려야 할 의무도 우리에게 있다.또한 시민단체 활동을 두고 애국심을 전제로 이야기 한다면 이는 시민단체의 역할에 대한 인식이 잘못되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국토해양부와 환경부는 그레이상 수상후 보도자료를 통해 147개소의 신규습지를 조성했다고 발표하였다. 그러나 그 구체적 내용을 밝혀달라는 요구에 대해서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사업이 마무리 되었음에도 정확히 어느곳에, 어떤 형태로, 어떻게 습지가 조성되었는지 밝히지 못하고 있다. 이 사실 하나 만으로도 4대강사업이 얼마나 졸속적으로 진행되었는지 알 수 있다.

 

전시영 교수는 기고를 통해 습지의 현명한 이용에 대해서도 의견을 피력하였다. 그는 현명한 이용을‘인류에게 이익을 줄 수 있는 지속가능한 이용을 의미한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그는 람사르협약이 이야기하는 현명한 이용에 대해 잘못 이해하고 있는듯 하다. 람사르협약에서 이야기하는 현명한 이용이란 인류의 이익을 위해 습지를 보전하고 지속가능한 이용을 해야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현명한 이용을 위한 지속가능한 개발은 생태적 특성이 유지되는 가운데 이루어져야 한다고 정의하고 있다. 따라서 4대강사업은 지속가능한 개발도 아니며 생태적 특성이 유지되는 사업도 아니므로 람사르협약의 기본정신을 정면으로 위반하는 사업이라 하겠다.

 

이번 람사르총회장 부스를 방문한 많은 사람들은 한결같이 2008년 창원 람사르총회 후에 이러한 사업이 한국에서 벌어졌다는 것에 분노하였다. 이명박 대통령은 2008년 창원 람사르총회 개막식 연설을 통해 한국이 습지보전의 모범국가가 되겠다고 선언하였다. 그러나 그 후 진행된 4대강사업은 경관적으로 우수한 습지뿐 아니라 주요 철새도래지 등 4대강의 주요한 습지들을 파괴하고 말았다.

 

4대강사업에 찬동한 많은 교수, 전문가들은 4대강사업의 성공 여부는 지간을 두고 더 지켜보아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외국의 많은 전문가들은 추진 과정의 사진만 보고서도 이 사업은 해서는 안되는 사업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왜 이사람들은 결과를 보지도 않고 잘못된 사업이라고 말할까? 그들은 거대한 강의 구조를 한꺼번에 바꾸고 그 과정 자체가 반생태적이기에 그 의도가 아무리 좋은 것을 내포하고 있다해도 4대강사업은 결국 잘못된 사업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이번 람사르총회에 참석한 한 인사는 한국습지NGO네트워크 부스를 찾아 이런 말을 하고갔다. ‘한국의 4대강사업이 잘못된 습지훼손 사업의 스타디 케이스가 되고있다.’ 그 인사는 자리를 뜨며 나에게 이런 말을 전해줘서 미안하다고 했다. 정말 미안한 사람은 우리들이다. 4대강사업이 세계습지네트워크로부터 그레이상을 받은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우리들의 미안한 사업을 세계 각 국이 알아야하며 결코 따라해서는 안되는 사업임을 깨닫게 해야 할 의무가 우리에게 있기 때문이다.

 

4대강사업이 완공 되기도 전에 곳곳에서 문제들이 불거지고 있다. 4대강사업의 사후 평가를 위한 공동모니터링, 문제점에 대한 공동조사 등 여러 제안들을 정부가 못받아들일 이유가 없다. 때를 놓치면 더 큰 화를 만날 수 있다. 4대강사업은 애초에 시작되지 말았어야 할 사업이다. 이제라도 강을 원래의 자리로 돌려 놓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