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환경의날 성명서

 

 

인류의 생존이 근본적으로 위협받고 있다. 우리 생존의 토대인 자연파괴와 기후위기의 결과다. 전세계 온전한 야생이 3%가 남지 않았고, 대기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기후학자들이 마지노선으로 설정한 400ppm을 훌쩍 넘었고, 폭염과 한파·폭우와 가뭄·산불과 전염병이 일상화되었다. 

  지구평균 온도 1.5도 상승은 극한 기후의 일상화를 초래해 인류의 지속가능한 생존을 위협하는므로 결코 넘지말아야할 선으로 간주되어 왔다. 그러나 전세계 3천여명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유엔산하 IPCC(기후변화에관한정부간협의체)는 지난해 발간한 6차 보고서에서 1.5도 상승 시점을 2021~2040년으로 10년이나 그 시기를 앞당겼다. 더는 지체할 수 없는 인류생존의 마지막 기회로 지금 당장 더 강화된 조치가 필요하다고 전세계 석학들이 입을 모아 경고하고 있다. 

 

  사람이 살지 못하는 지구로 바뀌는 상황에서 경제가 무슨 소용인가? 무엇을 위한 경제고 발전인가? 이런 절박한 상황에도 눈앞의 이익에 눈먼 우리 사회는 여전히 자연을 파괴하는 대규모 토목사업을 경제발전이라는 이름으로 밀어부치고 있다. 

  부산시가 낙동강하구 일원에서 밀어부치고 있는 가덕도신공항건설과 대저대교 엄궁대교 장락대교 건설 사업은 전형적인 자연파괴 난개발사업이다. 불과 12년 뒤면 부산인구는 3백만명 이하로 줄고, 2050년에는 251만명이 된다고 한다. 항공과 차량 교통량은 물론, 인구가 급격히 감소하는 상태에서, 도대체 누구의 이익을 위해, 수십조 천문학적 혈세를 토목사업에 쏟아부어 겨우 남은 자연을 또 없앤단 말인가? 

 

  자연파괴와 기후위기로 인류의 생존자체가 위협받는 시대. 남아있는 자연을 지키고, 훼손된 자연을 복원하고 현명하게 이용하는 것은, 거역할 수 없는 시대적 요청이다. 

 

  낙동강하구는, 동양최대의 철새도래지로 환경의 가치를 전혀 모르던 1960년대에 문화재보호구역으로 지정된,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 자연유산이다. 난개발로 인한 자연파괴의 상징처럼 여겨지기도 하나, 워낙 천혜의 자연조건을 갖추어, 여전히 세계 최고 습지의 하나로 기능하고 있다. 

  한국의 습지를 대표하는 갯벌은 지난 해, 세계 5대 갯벌의 하나로,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되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등재 조건의 하나로 2025년까지 주요갯벌의 추가 등재를 요청하였고, 한강하구와 인천의 송도갯벌 등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으나, 진작 한국 갯벌을 대표하는 낙동강하구는, 부산시의 무관심으로 이름조차 거론되지 않는다.

 

  낙동강하구는 부산을 먹여살리고도 남을 소중한 자연자산이다. 그 면적이 순천만습지의 3배에 이르고, 공항과 철도, 편리한 교통과 숙박시설 등 세계급 관광인프라가 이미 구축되어 있고, 중국과 일본의 가운데 위치한 지리적 이점까지 갖추었다. 낙동강하구를 세계자연유산에 등재하고, 알프스나 요세미티국립공원 같은 세계급 자연기반 관광지로 조성한다면, 양질의 일자리 창출은 물론, 지속가능하고 현명한 이용의 세계적 모범으로 부산의 위상을 세계에 더 높일 것이다. 

 

  우리와 미래세대의 지속가능한 생존을 위해 이제 난개발의 시대는 끝나야 한다. 훼손된 자연을 복원하고 남아있는 자연을 보호하여야 한다. 세계환경의날을 맞아 오늘 여기 모인 우리는, 이런 절박한 마음을 모아, 아래와 같이 우리의 주장을 밝힌다.

 

 

1. 기후위기·코로나위기·인류생존위기 시대의 직접 원인인 자연파괴와 난개발을 중단하라.

 

1. 낙동강하구 대자연을 파괴하는 가덕도신공항·대저대교·엄궁대교·장락대교 건설계획을 철회하라.

 

1. 낙동강하구를 세계자연유산에 등재하고, 세계적 자연기반 관광지로 조성하여 지속가능하고 현명한 이용의 모범을 창출하라.

 

 

 

2022년 6월 3일

 

낙동강하구지키기전국시민행동·가덕도신공항반대시민행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