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들의 이동시기입니다.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가을 이맘때가 되면 수많은 새들이 북녘의 추위를 피해 남으로 이동합니다.
멀리 호주와 뉴질랜드, 가까이는 동남아시아로 내려가는 새들이 잠시 우리 주변서 머물다 가는데,
이렇게 잠시 우리 주변을 스쳐 지나가는 철새들을 나그네새라고 합니다.
추석, 수영강에서 보기 쉽지 않은 나그네새, 구레나룻제비갈매기를 만났습니다.
몸길이 24~28cm 정도의 제비처럼 생긴 작은 갈매기인데, 만주나 몽고의 초원 습지서 번식을 하고
필리핀 인도네시아 같은 동남아에서 겨울을 납니다. 9일 어두워 제대로 사진을 못찍고,
혹시나 하여 추석 차례 뒤 다시 가니 세 마리가 아직 남아 있었습니다.
이들이 먹이로 하는 작은 물고기와 곤충이 사는 그런 얕은 물이 있는 습지는 도회서 대부분 사라졌습니다.
그래서 보통은 그냥 지나갑니다만 이 친구들 배가 몹시 고팠나 봅니다. 어제 일곱마리가 먹이를 찾고 있었는데,
이 어린 새 세 마리는 떠날 힘도 없었는가 아직도 먹이를 찾고 있었습니다.
계속 강 위를 날며 먹이 찾기를 시도하는데, 수영강엔 제 몸집보다 훨씬 큰 숭어만 보이고 가끔 자맥질도 하나
먹이 잡은 모습은 보이지 않습니다.
올해 5~6월 경에 태어난 아이들입니다. 덕분에 가까이서 만나고 사진도 잘 찍었습니다만,
저네들끼리 월동지는 찾을 수는 있으려나... 아니 그보다 수영강서 주린 배나 채울 수 있으려나 모르겠습니다.
부디 무사히 남해와 동중국해를 건너 무사히 월동지에 닿길 빌어 봅니다.
2022.9.11.
박중록 사진,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