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리1호기 폐쇄 <부산시민 탈핵무한도전캠프> 문열다
“이제 부산시민여러분이 고리1호기 꺼주세요”
3일간 줄곧 비, 다음주에는 태풍이 온다는데
[반갑습니다. 반핵부산시민대책위 이성홍입니다. 부산시민 탈핵무한도전캠프를 맡아서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매일 참가단체와 관련 인사들에게 캠프메일을 보내 드릴 예정입니다. 연대와 화합으로 고리1호기 폐쇄를 위하여 즐겁게 실천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셋째날입니다. 여전히 내리시는 비에 언제 한여름 태양이 뜨거웠냐는 듯 이제는 덧옷이 생각날 만큼 서늘한 기분입니다 어김없이 오전 좌판을 벌입니다. 오늘 당번으로 ‘녹색연합’ 김승홍 활동가가 나왔습니다. 그이는 느지막이 휴가기간인데 기꺼이(?) 휴가를 캠프장에서 보내고 있네요. 참, 무슨 농성캠프를 나혼자 다하는 것처럼 떠드는데 캠프장지기 내 파트너를 소개할까 합니다.
일명 ‘까칠천군’, 에너지정의행동의 부산지역 독보적인(현재 활동가가 혼자임) 활동가이며 반핵대책위의 일꾼입니다. 일찍이 화려한 학생운동의 전력을 뒤로 하고 일본에서 외국인노동자로서 압박과 설움을 견디며 컴퓨터 프로그래머로서의 전문직 종사자로 지냈습니다. 그러다가 전 에너지정의행동 부산지사장(?)인 친구의 꾐에 빠져 돈안되는, 거기에다 힘쓸 일, 몸쓸 일, 일본어 통역까지 구사하는 그야말로 멀티플레이어의 일꺼리를 맡게 되었습니다. 그 덕에 지난 기장군청앞 농성장 운영과 IAEA방문단 저지싸움, 지경부 장관 부산시청방문 몸싸움에 혁혁한 공을 세웠지요. 이번 농성캠프장에 합류하면서도 스스로 ‘천군’은 되니 ‘만마’만 구하면 된다고 너스레를 떱니다. 하지만 시간약속이나 전체가 결정한 것, 스스로 맡은 일에 조금의 허술함도 보이지 않는 전문가적 까칠함도 보유하고 있는 꽤 올드한 솔로, 지금까지 천현진이었습니다. (이처럼 길게 품을 파는 이유는 아시겠지요^^)
점심 무렵 당번인 ‘성서부산’의 손정호간사가 합류하니 젊은 기운이 넘쳐나는데 비는 그칠 생각이 없네요. 몇몇 단체와 문화단체인사들에게 프로그램 도움을 청하고 ‘극단 일터’의 기획을 맡고 있는 이수옥씨가 방문하여 공연 등 의견을 나누었습니다. (이런 일은 농성장 옆 시의회 현관안쪽 베이스캠프에서 합니다. 잠시 눈을 붙이기도 하구요. )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니 평소 갖고 있는 생각이기도 한데 우리 부산이야말로 반핵운동의 구심이라는. 숫자로도 지난해 말 반핵대책위 참여단체가 36개에서 지금 현재 59개로 늘어났으며 참여단체들의 관심이나 활동도 눈에 띄게 활발해졌구요. 무엇보다도 고리1호기를 비롯한 6기의 핵발전소를 머리맡에 두고 있는, 부산시민들의 목숨과 생존권이 걸린 직접피해지역이란 점에서 피하지 못할 싸움의 중심이 될 수밖에 없겠지요. (다음에 조금 익히고 걸러서 다시 말씀드리겠습니다.)
오후 4시경 일찌감치 보따리 싸서 나오는데 비는 그치고 든든한 지원군 김광모 의원이 농성장을 지키고 있네요. 사진도 전시해놓고 뒤에 페북에서 확인하니 그럴 듯한게시물도 설치하였더군요. 그래 빨리 가주는 게 돕는 일이라, 저녁 약속장소로 고고씽 하였네요. 좋은 날^^
☼ 핵발전소 안돼! <팁 2>
- 일란성 쌍둥이, 핵발전소와 핵폭탄
[2회째입니다. 지난 첫회가 나간 뒤 열화와 같은 반응을 보이신 여러분께 어쩌고 하여야겠지만 무소식이 희소식인가요, 혹 이번 회에도 무반응이면 가슴에 칼을 품고 산으로 떠나리라, 후후...]
혹 눈밝은 이는 알아채셨겠지만 ‘핵발전소’라는 명칭이 줄곧 보이지요. 대개 언론이나 정부기관에서는 공식적으로 ‘원전’ 또는 ‘원자력발전소’라는 말을 쓰는데요. (일본에서는 ‘원발(原發)’이라고 하지요) 그 차이를 아시겠는지요.
미국말로 ‘Nuclear Development’ 라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말로는 원자력개발, 또는 핵(무기)개발 정도로 읽히는데요. 대개는 우리나라나 서방국가들의 경우 원자력개발이라 읽고, 북한이나 이란 등이 등장하면 후자로 읽습니다. 그러니까 원자력이라고 하면 뭔가 평화적 우호적인 느낌이며 핵이라고 하면 군사적 위험한 느낌이 드는 것이지요.
그런데 핵발전소의 연료인 우라늄의 경우 핵폭탄의 원료이기도 합니다. 이른바 군사강대국들이 핵발전소를 짓는 이유도 이를 통한 핵무기 양산의 필요 때문인데요. 우라늄은 동위원소에 따라 크게 우라늄235와 우라늄238로 나뉘는데 실제 핵연료로 쓰이는 것은 우라늄235로 천연우라늄 속에 극미량(0.7%)만 존재합니다. 이를 농축하여 우라늄 235의 함량을 높여 쓰게 되는데 그 함량을 극도로 높이면 핵폭탄이 되는 것이지요.
한편 우라늄 238의 경우 핵연료로 사용하고 나면 플루토늄239라고 하는 새로운 물질로 바뀌는데요. 이것이 바로 수소폭탄이라고 불리는 핵폭탄의 원료가 되는 것입니다. (2차대전 당시 히로시마에 투하된 것이 우라늄 핵폭탄이었으며 나가사키에는 플루토늄 폭탄을 투하했습니다.)
또한 열화우라늄탄이라고 하여 농축시킨 우라늄의 찌꺼기(당연히 우라늄의 함량이 적지요[열화(劣化)])를 모아 폭탄을 만드는데요. 이또한 핵무기임에 틀림없음에도 그 함량이 적다는 이유로 (그렇지만 탱크철판을 관통할 정도로 살상력은 뛰어납니다) 실제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또 유럽과 아프리카의 분쟁지역에서 대량으로 사용하였습니다. 이 때문에 지금까지도 피폭된 주민들과 아이들이 죽거나 방사능피해를 겪고 있습니다.
핵시설이나 핵개발은 군사적 또는 평화적 영역이 따로 나뉠 수 없습니다. 다시 말하면 핵시설은 눈이 달려있지 않으며 핵폭탄과 동전의 양면을 이루는 일란성 쌍둥이라는 것이지요. 핵발전소의 태생적이고 비극적 숙명이라고 할 수 있으며 강대국들이 아무리 돈이 많이 들어도, 아무리 위험해도 핵시설을 고집하는 이유인 셈인데요.
이처럼 언제나 폭발의 위험을 안고 또한 핵무기의 원료를 만든다는 점에서 반핵 또는 탈핵진영에서는 ‘핵발전소’라는 명칭을 공식화하여 쓰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우리 고리지역의 6기 핵발전소는 6기의 핵연료공장이며 1기당 1년간 히로시마 핵폭탄 1천배 분량의 잠재적 폭탄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그러니 어느 한 곳이라도 핵사고가 일어나면 연쇄적으로 6기의 폭발로 이어지고 그야말로 끝장인 거죠. 결코 핵폭발사고가 일어나서는 안되는 이유입니다.
[다음회는 핵발전소 과연 깨끗한가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