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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11 21:02

흑염소 일대기(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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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염소 일대기(2)

 

 

 글 손종세/농민, 시인   

 

 

 

흑염소 3-1 (이유)

 

아빠 아빠는 아니고

 

엄마 엄매하고 울었는데

 

갔다 엄마는

 

아니 강제로 끌려왔다 내가

 

엄마 목청 들리지 않는 곳으로

 

달콤한 엄마 젖이 그리워도

 

짚이든 생초든 먹어야만 해

 

 

 

옴매 옴매

 

쉰 목소린 산 고갤 넘지 못해

 

젖 빤다 헛 입술

 

물 마신다 젖꼭지 빨 듯

 

배는 부르지만

 

어엄마 오옴매

 

그리워 한 번 더 불러

 

울어

 

 

 

 

 

흑염소 4 (초임)

 

나갔다

 

끌려갔다

 

날 쫒아 다니던 그들이

 

돌아오지 않았다

 

동무도

 

아저씨도

 

 

 

부른 배 내 배

 

먼저 많이 먹으려 입질 부지런해

 

배 터지도록

 

뚱뚱해질 때까지

 

마구 먹어도

 

여전히 고픈 배

 

불러오는 배

 

 

 

누가 주었을까

 

 

 

 

 

흑염소 5 (초산)

 

배 아파 우니

 

친구도 운다

 

옆에서도 고함쳐 운다

 

멀뚱멀뚱 쳐다보는 이 사이

 

 

 

엉덩이에 양수와 피로 범벅 된

 

작은 생명 하나

 

우움매 하더니

 

꿈틀거려

 

내몸에서 나온 것

 

냄새로 알아

 

혀가 핥아 먹는다

 

털 말리려고

 

살리려고

 

 

 

네다리 힘겹게 일어서서

 

젖 빠는 느낌이 참 좋다

 

으흠메

 

넌 내 새끼야

 

어미 잊어버리지 마라는 소리 들려주고

 

체온 나누어 주고

 

냄새는 혀로 핥아주고

 

 

 

흑염소 6 (이유 , 어미)

 

불어난 젖통이 아파서

 

새끼 부르는

 

소리

 

울음

 

젖 빠는 즐거움 느끼고 싶다 해도

 

걸음 따라

 

떠난 수놈9새끼들

 

찾아 또 찾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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