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염소 일대기(2)
글 손종세/농민, 시인
흑염소 3-1 (이유)
아빠 아빠는 아니고
엄마 엄매하고 울었는데
갔다 엄마는
아니 강제로 끌려왔다 내가
엄마 목청 들리지 않는 곳으로
달콤한 엄마 젖이 그리워도
짚이든 생초든 먹어야만 해
옴매 옴매
쉰 목소린 산 고갤 넘지 못해
젖 빤다 헛 입술
물 마신다 젖꼭지 빨 듯
배는 부르지만
어엄마 오옴매
그리워 한 번 더 불러
울어
흑염소 4 (초임)
나갔다
끌려갔다
날 쫒아 다니던 그들이
돌아오지 않았다
동무도
아저씨도
부른 배 내 배
먼저 많이 먹으려 입질 부지런해
배 터지도록
뚱뚱해질 때까지
마구 먹어도
여전히 고픈 배
불러오는 배
누가 주었을까
흑염소 5 (초산)
배 아파 우니
친구도 운다
옆에서도 고함쳐 운다
멀뚱멀뚱 쳐다보는 이 사이
엉덩이에 양수와 피로 범벅 된
작은 생명 하나
우움매 하더니
꿈틀거려
내몸에서 나온 것
냄새로 알아
혀가 핥아 먹는다
털 말리려고
살리려고
네다리 힘겹게 일어서서
젖 빠는 느낌이 참 좋다
으흠메
넌 내 새끼야
어미 잊어버리지 마라는 소리 들려주고
체온 나누어 주고
냄새는 혀로 핥아주고
흑염소 6 (이유 , 어미)
불어난 젖통이 아파서
새끼 부르는
소리
울음
젖 빠는 즐거움 느끼고 싶다 해도
걸음 따라
떠난 수놈9새끼들
찾아 또 찾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