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지와새들의친구 전대표 홍정욱샘이 소설 ‘우리들의 누이를 찾습니다(이후출판사)’를 펴냈고, 그 작업을 축하해 황기철 전 운영위원님, 출판기념회를 만들었습니다. 멋진 아우와 형님이 짖고 만든 따뜻한 출판 기념회 자리에 습지와새들의친구 회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함께 해 두 분의 우정과 ‘우리들의 누이’가 전하는 따뜻한 삶의 온기를 가슴에 보듬어 가시기 바랍니다. 아래 황기철선생님의 기념회 알림글을 그대로 옮겨 실었습니다.
우리들의 누이를 찾습니다.
내 오랜 벗이고 피만 섞이지 않은 아우이고 개구진 선생이자 빼어난 글쟁이인 작가 홍정욱이 세 해를 벼려 세 번째 책을 낳았다. 억눌리고 비틀리고 어두웠던 근현대사의 질곡은 우리들의 누이에게 지울 수 없는 상흔을 남겼다. 가부장제 남성의 대속자로, 식민의 희생양으로, 독재의 일회용품으로 살아야 했던 세상 모든 누이의 삶이 눅진하게 젖어든다. ‘누나’와 ‘누님’도 아닌 ‘누이’란 말에서 온갖 흔적을 읽어야 하는 마음이 스산하다. 작가가 누이에게 바치는 제망매가이기도 하고 우리가 짐짓 잊고 살았던 세상의 반쪽을 부르는 초혼가로 여긴다. 그 절절한 노래에 내 마음이 베이고 찢기는 것도 기꺼이 바쳐야 할 몫이다. 삶조차 녹아내렸던 여름, 땀으로 흐물거렸을 엉덩이의 노고가 <우리들의 누이>를 낳았다. 작가 홍정욱과 함께 세상에 내놓은 자전의 기억을 나누려 한다. 내 어미와 누이와 딸들의 이야기를 구불구불 풀어준 그가 고맙다. 이제 우리들의 누이들이 걷는 길은 다를 것이다.
2018년 9월 7일 금요일 6시 30분 어여쁜 자리에 귀한 벗들을 모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