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시 시작된 3천 마리 백조와 우리 미래를 지키는
대저대교 원안노선 취소소송 기자회견>
60년 지켜온 천연기념물을 위한 공정하고 현명한 판단을 요청합니다!
행정기관은 지금이라도 공사중단과 대안노선 검토에 즉각 나서야 합니다!
우리는 오늘 대저대교 취소소송 재판을 앞두고, 60년 동안 온 국민이 지켜온 낙동강하구의 천연기념물 가치를 보전하기 위한 재판부의 공정하고 현명한 판단을 간곡히 요청합니다. 부산시와 관계 행정기관에도 판결을 기다리며 책임을 미루지 말고, 회복하기 어려운 훼손을 막기 위한 조치에 즉각 나설 것을 촉구합니다.
1966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낙동강 하류 철새도래지는 철새들이 해마다 돌아와 살아갈 수 있는 터전입니다. 대저대교와 엄궁·장낙대교가 현재 노선대로 건설되면 하굿둑 상류의 큰고니 핵심서식지가 잘게 나뉘어, 이 지역이 철새도래지로서의 기능을 잃을 위험이 있습니다. 우리가 지키려는 것은 큰고니와 수많은 생명이 살아가는 이 서식환경입니다.
이 위험에는 구체적인 근거가 있습니다. 2021년 낙동강유역환경청은 부산시와 시민단체가 함께 참여한 겨울철새 공동조사와 국가전문기관의 검토를 바탕으로, 대저대교 원안노선이 큰고니 핵심서식지를 관통하여 서식지를 파편화한다고 판단했습니다. 환경청은 그해 6월 25일 네 개의 대안노선을 제시하고, 대안을 선택하여 환경영향평가를 다시 진행하도록 요구했습니다. 큰고니의 안정적인 서식을 위해 최소 4km 이상의 교량 간격이 필요하다고 제시한 학술연구도 이러한 위험을 뒷받침합니다.
그런데 이후 원안 추진의 주요 근거로 활용된 전 환경정책실장과 그 동조자들이 공저한 논문은 한국조류학회에서 게재가 취소되었습니다. 기존 판단의 과학적 근거를 다시 검증해야 할 중대한 사정입니다. 낙동강유역환경청도 환경영향갈등조정협의회와 환경영향평가 거짓·부실 검토 절차를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는 지난 9월 11일 소취하서를 제출했습니다. 소취하를 요청하면서도 우리는 원안 추진의 위법성과 환경영향평가의 문제점을 일관되게 지적했습니다. 소취하는 천연기념물을 제때 지키기 위해 행정적 해결을 먼저 구하려는 절박한 선택이었습니다.
부산시는 그동안 소송이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환경청의 갈등조정협의회 참여를 계속 거부했습니다. 우리는 부산시가 내세우는 ‘재판 중’이라는 이유를 없애고, 환경청이 추진하는 검증과 조정의 자리에 부산시가 참여하도록 하려 했습니다. 논문 게재취소로 기존 판단의 근거를 재검토해야 하고 환경청도 관련 절차의 추진을 결정한 만큼, 행정기관이 스스로 문제를 바로잡을 권한과 책임을 행사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법률에도 이를 위한 수단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환경영향평가법 제40조는 협의내용의 이행관리와 사후조사 결과에 따른 환경피해 방지를 위해 공사중지 등 필요한 조치를 명령하거나 요청할 수 있도록 규정합니다. 제41조는 협의 당시 예측하지 못한 사정으로 중대한 환경영향이 발생하고 기존 조치로 환경보전방안을 마련하기 어렵거나, 평가서 또는 그 기초자료의 거짓작성이 확인된 경우 재평가를 요청할 수 있도록 합니다.
자연유산법 제18조는 천연기념물의 보존·관리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 등을 허가기준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제19조는 허가조건 위반이나 현저한 공익침해 우려 등이 인정되면 허가를 취소할 수 있도록 하고,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허가를 받은 경우에는 취소하도록 규정합니다. 각 기관은 사실관계와 법정 요건을 확인하여 필요한 처분을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권한을 행사하기 위해 법원의 확정판결부터 기다려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시간도 절박했습니다. 집행정지가 받아들여지지 않아 공사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대법원까지 이어질 수 있는 소송은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습니다. 그 사이 공사가 상당히 진행되면 훗날 승소하더라도 이미 나뉜 서식지와 훼손된 천연기념물의 기능을 되돌리기 어려워집니다. 우리는 판결을 받기 전에 보호해야 할 자연부터 잃게 되는 일을 막고자 했습니다. 그러나 피고 부산시는 소취하에 동의하지 않았고, 재판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행정기관의 책임 있는 조치도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은 채 공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에 우리는 다시 재판부에 낙동강하구의 미래가 걸린 이 사건을 깊이 살펴 주실 것을 요청합니다.
부산시도 참여한 공식 공동조사의 결론과 네 개의 대안노선이 어떠한 근거로 배제되었는지, 원안 추진을 뒷받침한 환경영향평가가 객관적이고 충실한 검토에 기초했는지 면밀히 심리해 주십시오. 논문 게재취소와 제출된 자료가 당초 처분의 판단 근거에 관하여 무엇을 보여 주는지도 살펴 주십시오. 60년간 국가가 보호해 온 철새도래지의 가치와 회복하기 어려운 서식지 훼손 위험이 충분히 고려되기를 바랍니다.
공사 진행률이나 이미 투입된 비용을 살피실 때에도, 회복하기 어려운 자연유산의 손실과 대안노선의 가능성을 함께 고려해 주십시오. (매몰비용에 대한 부담이나 소송 중 계속된 공사의 진척이 행정처분의 위법성을 덮어주는 면죄부가 될 수는 없습니다.) 처분의 적법성과 천연기념물 보전이라는 공익을 법과 증거에 따라 엄정하게 판단해 주시기를 요청합니다.
관련 행정기관에도 다시 요구합니다.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천연기념물을 지킬 행정의 책임은 계속됩니다. 사법부의 판단을 기다리는 사이 보전의 기회를 잃어서는 안 됩니다. 부산시는 회복하기 어려운 훼손을 초래하는 공사를 중단하고 환경영향 갈등조정협의회에 즉각 참여하십시오. 기후에너지환경부와 낙동강유역환경청은 세 교량의 누적영향과 협의내용 이행 여부를 신속히 확인하고, 환경영향평가법에 따른 공사중지 등 보전조치와 재평가에 필요한 절차를 진행하십시오. 국가유산청은 천연기념물 기능 상실 위험을 독자적으로 조사하고, 허가기준과 허가조건, 허가취소 사유를 검토하여 그 결과에 따른 조치를 취하십시오. 각 기관은 구체적인 조치와 일정을 공개해야 합니다.
해결의 출발점은 이미 제시되어 있습니다. 2021년 환경청이 제안한 대안노선에는 기존 교량 가까이로 노선을 옮겨 큰고니의 핵심서식지가 가운데에서 나뉘는 것을 피하는 방안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대안들을 출발점으로 교통 개선의 필요와 실제 수요, 주민의 생활, 생태적 영향을 함께 검토하여 천연기념물의 기능을 보전할 수 있는 노선을 선택합시다. 부산시는 이러한 대안의 실현을 위한 논의에 지금 나서야 합니다.
우리는 재판부의 공정하고 현명한 판단을 요청합니다. 동시에 부산시와 관계 행정기관이 법률로 부여받은 권한과 책임을 다해, 판결 이전에도 낙동강하구를 지킬 수 있음을 행동으로 보여 주기를 촉구합니다. 60년 동안 함께 지켜온 철새도래지를, 앞으로도 큰고니가 돌아오는 살아 있는 자연유산으로 다음 세대에 물려주어야 합니다.
2026년 10월 22일
낙동강하구지키기전국시민행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