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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25 10:01

낚시꾼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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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꾼 유감

 

 

글, 사진 천성광/공동대표  

 

지난 6월 하순, 생태체험학교 아이들이 7월초 하천체험할 때 사용할 대나무물총 재료를 만드느라 땀을 뻘뻘 흘리며 일을 하고 있는데, ㅈ선생으로부터 다시 전화가 왔다.

 

‘곧 만날텐데 왠 전화람.’

 

그 전에 전화로 김해에 있는 ㅎ저수지에서 오후 4시경에 만나기로 약속을 한 뒤였기 때문이다. ㅈ선생은 다급한 목소리로 “논병아리의 알이 없어졌어요. 울산에서 온 낚시꾼들이 가져 간 것 같습니다”고 했다. 하던 일을 서둘러 마치고 현장으로 달려가 보니 저수지 가쪽 어리연꽃 군락 부근에 있는 논병아리의 둥지는 텅 비어 있었다.

 

‘논병아리 알이 사라진 사건’이 있기 일주일쯤 전에 ㅈ선생과 나는 낙동강하구 일대에서 탐조를 하고 있었다. 계절상 새들의 번식철이라 낙동강하구에는 새가 별로 없었다. 번식철에 강에 새가 있으면 그게 더 이상한 일이다. 번식을 하러 무인도로, 숲으로, 수초 사이로 가야 맞다. 그는 ‘논병아리가 번식하는 김해의 ㅎ저수지로 한번 가보는 게 어떠냐’고 제안을 했다. ㅎ저수지는 그가 젊은 시절 취미로 낚시할 때 자주 가던 곳으로, 그 당시 논병아리가 둥지를 트는 것을 보았다고 했다. 그 때 관찰을 해 보니, 먹이 먹으러 나갈 때는 접시모양의 둥지 위쪽을 수초로 덮어서 가리고, 다시 와서 덮어놓은 수초를 살짝 걷어서 알을 품는다는 것이었다. 참 신기했다. 예전에 논병아리가 새끼들을 업어서 키우는 장면을 보고 ‘우찌 우리나라 엄마들과 똑같나’하고 감탄을 했지만, 둥지를 위장하는 모습은 본 적이 없었다. 세월이 지나 논병아리가 아직도 그곳에서 번식을 하는지 모르지만, 밑져봐야 본전이니 한번 가보자고 의기투합을 해서 차를 몰고 갔다.

 

ㅎ저수지에 도착해서 쌍안경으로 살펴보니 저수지 중간에 논병아리 한 마리가 보였다.

 

‘음, 일단 논병아리는 있군. 둥지만 찾으면 되는데…’논병아리알_120624진례학성저수지_천성광.jpg

 

 

눈이 좋아 ‘레이더’라는 별명을 가진 ㅈ선생은 건너편 물가에 둥지가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그쪽으로 가서 확인해 보니 정말 둥지가 있었다. 그는 휴대하고 있던 우산을 이용해서 둥지 위쪽의 수초를 살짝 걷어냈다. 알 5개가 있었다! ‘탐조를 하려면 역시 눈이 좋아야 해.’ 속으로 ㅈ선생의 좋은 눈과 눈썰미가 부러웠다. 저수지를 다시 둘러보니 논병아리 한 마리가 더 있었다. 부부 한쌍이 둥지를 튼 것이다.

 

우리는 논병아리 둥지에서 충분히 떨어진 곳에 자리를 잡고, 논병아리 부부의 행동을 관찰했다. 논병아리 부부는 둥지 가까이 오더니, 그 중 한 마리가 둥지 위쪽의 수초를 부리로 조심스럽게 걷어내고 둥지 위에 앉아서 알을 품기 시작했다. 알 위에 앉아서도 연신 부리로 주위의 수초를 물어 둥지의 가쪽을 덮어서 가렸다. ㅎ저수지 주변에는 조그마한 숲이 있어 꾀꼬리 소리도 들렸고, 파랑새도 날아다니는 것이 보였다. 이 외에 물총새도 쓰러진 나무 위에서 먹이를 노리고 있었고, 검은댕기해오라기도 있어서 탐조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비가 오기 시작했다. 주중에도 짬을 낼 수 있는 ㅈ선생이 위장막을 치고 논병아리가 알을 품는 장면, 새끼가 알에서 나오는 장면, 어미가 새끼를 업어서 키우는 장면을 기록해 보기로 하고 그곳을 떠났다.

 

논병아리_120626학성저수지_조무호.jpg

 

그로부터 이틀 뒤에, ㅈ선생은 논병아리가 알을 품는 장면을 멋지게 카메라에 담았다. 하지만 그것이 마지막이었다. 그로부터 사흘 뒤에 울산에서 온 낚시꾼 2명이 2박3일을 머물고 갔다. ㅈ선생은 그들과 얘기도 나누었는데, 울산의 ㅎ중공업에 근무하는 40대 후반이나 50대 초반으로 보이는 사람들이라 했다. 그 사람들이 다녀간 뒤에 알 5개가 없어진 것이다. 만약 물뱀과 같은 천적이 알을 훔쳤다면 둥지에 흔적이 남아있을 터인데, 둥지 안은 너무나 깨끗했다. 우리는 그 낚시꾼들의 소행이 틀림없다고 결론지었다. 고기가 잡히지 않으니 새알이라도 전리품으로 가져가야 했든지, 아니면 컵라면에 넣어서 먹었는지도 모른다.

 

더군다나 그 사람들이 가고 난 빈자리는 종이컵, 폐낚싯대, 파라솔, 컵라면 용기 등의 쓰레기로 덮여 있어서 우리를 더욱 분노케 하였다. 자신들의 놀이터를 왜 이렇게 더럽히는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들이 그곳에 다시 왔을 때, 곳곳에 쓰레기가 버려져 있다면 그곳에서 낚시를 하고 싶을까? 그들이 버린 비닐봉지에는 울산의 농협하나로마트의 전화번호가 선명하게 찍혀 있어서, 우리는 행정기관에 ‘쓰레기 무단투기’로 그들을 고발하기로 하였다. 쓰레기 무단투기도 그렇지만, 알을 가져간 것이 너무도 괘씸해서 <야생동식물보호법>을 뒤져 처벌할 수 있는 조항이 없나 살펴보았다. 하지만 아쉽게도 마땅한 근거조항이 없었다. 현재의 <야생동식물보호법>은 보호구역안에서 멸종위기종을 포획하거나 그 알을 채취했을 경우에만 처벌을 할 수 있도록 규정되어 있었다. 보호구역도 아닌 저수지에서 번식하는 멸종위기종도 아닌 논병아리는 인간의 배려를 전혀 받을 수 없는 불쌍한 존재였다.

 

 

논병아리둥지_120701진례학성저수지_천성광.jpg 하천, 저수지, 연못 등 우리나라의 낚시터는 낚시꾼들이 버린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납으로 된 낚시추는 토양과 물을 오염시키며, 버려진 낚싯줄은 새들의 다리나 부리에 걸려 이들을 죽음으로 몰고 간다. 낚시도 호주처럼 면허제로 해서, 일정한 소양교육을 받은 사람만 낚시를 할 수 있도록 법제화해야 할 것이다.

 

그날 논병아리 부부는 번갈아가며 빈 둥지 위에 올라 앉아 보기도 하고, 그 주변을 두리번두리번 살펴보기도 했다. ‘내 새끼들 어디 갔나?’ 이전에는 울음소리를 내지 않던 논병아리 부부는 그날따라 유난히 많이 울었다. “휘리리리리리리…” 새끼를 잃은 어미의 절규처럼 들렸다. 평소 우리 아이들이 “쓰레기같은 인간”이라는 말을 가끔씩 쓸 때, 그런 말은 자신의 오만함을 드러내는 것이니 쓰지 말라고 나무라곤 했는데, 오늘은 내가 그 낚시꾼들에게 이 말을 써야겠다. “너희들이 버린 쓰레기와 똑같은 인간들!!!”

 

그로부터 일주일 뒤에 아쉬운 마음에 ㅎ저수지에 다시 가보았다. 비가 많이 와서 그런지 몰라도 논병아리의 둥지는 물에 푹 잠겨 있었다. 논병아리 부부는 여전히 그곳에 머물고 있었지만, 기대했던 2차 번식은 포기한 것 같았다. 하기야 이제 본격적인 장마철이니 번식을 하기가 힘들겠지. 이로써 ㅈ선생의 야심찬 계획은 모두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비어있는 논병아리 둥지

 

하천, 저수지, 연못 등 우리나라의 낚시터는 낚시꾼들이 버린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납으로 된 낚시추는 토양과 물을 오염시키며, 버려진 낚싯줄은 새들의 다리나 부리에 걸려 이들을 죽음으로 몰고 간다. 낚시도 호주처럼 면허제로 해서, 일정한 소양교육을 받은 사람만 낚시를 할 수 있도록 법제화해야 할 것이다.

 

그날 논병아리 부부는 번갈아가며 빈 둥지 위에 올라 앉아 보기도 하고, 그 주변을 두리번두리번 살펴보기도 했다. ‘내 새끼들 어디 갔나?’ 이전에는 울음소리를 내지 않던 논병아리 부부는 그날따라 유난히 많이 울었다. “휘리리리리리리…” 새끼를 잃은 어미의 절규처럼 들렸다. 평소 우리 아이들이 “쓰레기같은 인간”이라는 말을 가끔씩 쓸 때, 그런 말은 자신의 오만함을 드러내는 것이니 쓰지 말라고 나무라곤 했는데, 오늘은 내가 그 낚시꾼들에게 이 말을 써야겠다. “너희들이 버린 쓰레기와 똑같은 인간들!!!”

 

그로부터 일주일 뒤에 아쉬운 마음에 ㅎ저수지에 다시 가보았다. 비가 많이 와서 그런지 몰라도 논병아리의 둥지는 물에 푹 잠겨 있었다. 논병아리 부부는 여전히 그곳에 머물고 있었지만, 기대했던 2차 번식은 포기한 것 같았다. 하기야 이제 본격적인 장마철이니 번식을 하기가 힘들겠지. 이로써 ㅈ선생의 야심찬 계획은 모두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2020.11.25 10:06

염소 길들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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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고성 옥천사 인근에서 농사일과 목축일을 하며 자연그대로의 삶을 살고 있는 손종세님의 글을 소개합니다.

 

 

염소 길들이기

 

 

글 손종세/농민․시인   

 

손종세.jpg

 

흑염소를 기르면서 내 마음도 참 많이 아팠다. 병들어 죽어가는 새끼를 안고 밤을 새운 날도 있었다. 변비, 설사, 고창증(鼓脹症, 사료를 잘못 먹고 가스로 복부가 팽창해 소화 장애를 일으키는 질병), 감기, 기관지염, 폐렴, 결막염에 압사까지…. 장마철에 물을 피하고 추워도 그네들끼리 비비며 살도록 해 준 집이 이층 축사다.

 

녀석이 태어난 곳은 이층 축사의 마루다. 겨우 이 개월밖에 안 된 새끼 염소다. 엄마는 젖 주길 싫어하는데 사료 맛 짚 맛은 알아도 풀 맛은 아직 모른다. ‘땅 디뎌 보라고 연 문이 전쟁터’라는 말이 이 녀석에게도 딱 어울린다. 배불리 먹을, 초록의 생풀로 차려놓은 밥상을 무서워하다니. 생후 일 개월 된 새끼는 울고, 그 녀석 옆의 또 다른 녀석도 울고 또 울어서 모두 목이 쉬어버렸다.

 

봄이 지나고 더운 기운이 땀나게 하는 계절이 왔다. 따스한 봄날이 초여름으로 접어들 즈음, 풀들이 한 뼘 길이로 자라면 그들의 ‘목숨 쥔 사육자’는 아린 마음이 더해진다. “온 자리, 사는 자리, 갈 자리는 어디냐. 온 자리 미우냐. 사는 자리가 싫으냐. 갈 자리 두려우냐. 아냐. 알기나 하냐. 생각 한번 해 봤냐. 에이 무운디, 제기랄!” 나는 그네들의 생명줄을 쥐고 있다. 약탕기에 넣을 수도 불고기로 만들어 버릴 수도 있다.

 

나는 염소들을 혹독하게 훈련시킨다. 풀밭에 나가 배 실컷 채우라고 축사 문을 연다. 엄마 따라 나가야 할 새끼들이 나가지도 못하고 아우성이다. 강제로 축사 밖으로 쫓아낸다. 한 시간쯤 지난 후 닫혔던 문을 열고선 빨리 들어오라고 휘파람을 분다. 헤매는 새끼들을 쫓아가며 ‘길들이는 자’가 내뱉는 중얼거림. “죽을래? 죽는다이! 이 놈들아. 빨리 안 들어가나!” 3~4일 정도는 부대끼며 다툰다. 초기 몇 날에 길을 잘 들여야 하는 법이다.

 

사료와 짚 외엔 푸른 풀이 맛있는 먹이인 줄 모르는 녀석이 아직 있다. 축사 안에서 울던 녀석이 밖에서는 곱빼기로 울어대기도 한다. “지 배 안 채워주는 것도 아닌데, 좀 알아서 묵우몬 안 되나!” 잘 차려진 ‘풀 밥상’을 멍하게 쳐다보고만 있는 새끼도 있다. 잘 차려주었다 생각하며 지켜보는 꾼도 멍하다. 새끼가 어미 뒤를 잘 따르는지 내 눈길도 따라간다. 나는 아낌없이 염소에게 집과 밥상을 주고 싶은데 그게 내 뜻대로 안 되는 경우가 있다. 이게 내가 산골에서 염소들과 웃으며 다투는 모습이다. 그래도 내가 가축인 염소는 아니고 사람이라 참 다행이다.

 

염소들은 대체로 말을 참 잘 듣는다. 소리도 참 잘 기억하고 눈치껏 행동한다. 나가는 길 들어오는 길이 같다는 것도 안다. 울다가 배고파서 먹어본 파란 풀이 짚보다 맛있다는 것도 알아간다. 그러니 이제 울 필요도 없다. 네 다리가 튼튼하니 바위도 둑도 한 번 뜀질로 넘는다. 한여름 뙤약볕이 따가워 나무 그늘에서 쉬기도 한다. 가을에, 겨울에 사라져 버릴 제 운명은 전혀 모른다.

 

나는 염소를 이십 년 전부터 기르기 시작했다. 나의 삶도 돌아보며 넋두리를 보탠다. 부모가 주어서 내가 온 자리로 길들여진 자리 있었고, 사회와 나라가 길들여 스스로 힘들어하던 길도 있었고, 스스로 억지 부리며 걷던 벗어나고 싶은 삶도 있었다. 그러다 홀로 찾은 외진 곳이 산골이었다. 내 딸과 아들에게 미안하다. 수풀 무성한 산골에서 태어나 진달래 먹고 물장구 치고 산열매 따 먹고 눈사람 만들고 자랐지만, 고등학생이 되어 학교기숙사로 떠난, 그래야만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이라서 어쩌지 못하는 내가 나의 옛 모습을 보는 것처럼 너희에게 미안했다.

 

흑염소_110904양산매곡리_천성광.jpg

 

겨울에 태어나 동상으로 발목 한쪽을 잃은 녀석 있다. 발목이 썩어 달랑거릴 때, 손으로 떼어내고 피부약 한 번 뿌려주었다. 또래에 비해 작아서 뒷다리 하나 헛발질하며 걸어서 내 눈길 자주 당겼다. “아픈 척 하지 마라.” 먹이통 밑에 숨어있는 녀석을 문 밖으로 던진다. 날들 보태며 몸집은 작아도 땅땅해진다. 아마도 무리 따라 드나들며 살아남을 것이다. ‘네 삶 길 네가 열어낼 게다’ 하며 이생을 잘 견디길 바라고 또 바라고.

 

 

 


2020.11.25 10:17

하늘에서 본 낙동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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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서 본 낙동강

 

 

 

글 김경철/습지보전국장   

 

 

낙동강지키기부산시민운동본부는 6월13일부터 15일까지 낙동강의 삼강나루터-창녕 본포교 구간의 항공촬영을 실시하였다. 이 항공사진 작업은 2010년부터 매년 이루어지고 있으며 올해가 3번째 항공촬영이었다. 2010년과 2011년 항공사진에서는 4대강사업으로 파괴되어가는 강의 모습들이 고스란히 담겼다. 그렇다면 6월말로 4대강사업의 대부분이 준공되는 이 시점에서 강의 모습은 과연 어떠할까?

 

이명박 정부는 4대강사업을 통해 1)가뭄과 홍수를 예방하고 2)물을 맑게 하며 3)생태계를 복원하여 4)수변공간을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겠다고 했다. 그런데 올 해 심각한 가뭄이 지속되었으나 4대강 사업으로 가두어진 13억 톤의 물은 가뭄 해소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했다. 애초부터 4대강 인접지역에서는 가뭄이 거의 없었고 가뭄피해가 일어나는 곳은 산간, 해안가 등이었다. 따라서 그곳까지 물을 이동시킬 방법이 없으니 4대강에 아무리 많은 물이 있다 해도 도움을 줄 수 없는 것이다.

 

 

합천보_상류_회천합류지.jpg

 

이제 4대강사업도 완공되었으니 물은 얼마나 깨끗해졌을까? 하늘에서 바라본 낙동강 물은 녹색으로 가득 차 있었다. 어느 특정 구간이 아닌 거의 대부분의 구간에서 강물은 썩어가고 있었다. 강바닥에는 오염물질들이 짙게 퇴적되어 있고 녹조는 큰 띠를 이루고 있었다. 완공도 하기 전에 이렇게 변해가고 있으니 앞으로 진행될 오염의 가속화는 불을 보듯 뻔한 일일 것이다. 본류뿐 아니라 지류의 오염도 심각하게 진행될 것이다. 본류에 물을 가득 채우다 보니 지류의 물이 본류로 합류하지 못하고 오히려 역류하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었다.

 

물의 오염뿐 아니라 곳곳에 버려진 폐준설선은 홍수기에 교량붕괴를 일으킬 수도 있다. 항공사진 판독결과 수십 척의 폐준설선이 강변, 혹은 강물위에 방치되어 있었다. 이 폐준설선이 홍수기에 떠내려가 교각과 충돌한다면 지난해 호국의 다리 붕괴와 같은 교량 붕괴사고를 일으킬 수 있는 것이다.

 

환경현안과-방향_우곡교상류폐자재.jpg

 

환경부와 국토해양부는 상황의 심각성을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보도 해명자료를 통해 수질이 4대강사업 전보다 나아졌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6월28일, 29일 낙동강 조사결과 심각한 녹조가 확인되었다. 부산, 경남의 취수원인 매리취수장, 칠서, 본포 취수장 모두에서 충격적인 녹조 발생 현장을 만날 수 있었다.

 

향후 이러한 식수원 오염은 더욱 가속화 될 것이다. 먼저 보의 수문만이라도 완전히 열어 강물의 소통력을 회복시켜야 한다. 그리고 홍수 위험만 가중시키는 보는 장기적으로 철거해야 마땅하다. 지금과 같은 상황을 방치한다면 낙동강을 식수원으로 사용  하는 부산, 경남, 경북 시민들의 생존권도 심각한 위험에 직면할 것이다.                             


2020.11.25 10:25

아이들 홀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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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홀리기

 

 

 

글 홍정욱/공동대표   

 

제목이 아무래도 마뜩찮다. 느낌에 맞으려면 ‘홀리다’란 말보다는 좀 더 은밀해야하고, 덜 비릿해야 하는데 마땅한 말을 찾을 수가 없다. 이전에도 여러 차례 느낀 적이 있지만, 유난히 내게, 적어도 도시의 학교에 근무하는 교사라는 상황에, 우연치고는 좀 지나치다 싶은 일이 자주 일어나 간혹은 어안이 벙벙해지기도 한다. 그런 상황에서 눈을 껌뻑거리기만 하던 아이들의 표정을 ‘홀리다’라고만 읽은 것이다. 말을 물감처럼 섞어서 쓸 수 있다면 ‘홀리다’란 말에 희한하다, 안타깝다, 애태우다, 두렵다 등의 말을 조금씩 섞었으면 딱 좋겠다.

 

두어 달 사이 부산시 금정구 부곡동 4층에 있는 우리 교실에서 있었던 일들이다.

 

 5월이 되자 교실 곳곳에서 큰 벌이 자주 들어온다고 교내 메신저로 연락이 왔다. 간단한 대처방법을 알려 주고는 우리 반 아이들에겐 딴청을 피웠다.

 

“너희들 말벌 아나? 손가락만 한 놈. 내가 교실로 한 번 오라 해 볼까?”

 

점심 먹고 단체로 몽롱하던 놈들이 귀찮은 듯

 

“우웩! 자뻑이다. 오버하지 마세요. 벌이 샘 말을 어떻게 들어요?”

 

“내가 하면 우짤래? 내기 할까?”

 

이때 한 놈, 나직하게 묻는다. 그 놈은 3학년 때 우리 교실에서 “택시를 타고 간 직박구리”를 만진 놈이다.

 

“진짜 부를 수 있어요?”

 

“내가 불러서 오면 니가 먼저 만지도록 해 주께. 쏴도 나는 모른다.”

 

어찌어찌 진짜로 건 것 없는 내기가 되었다.

 

다음날 아침부터 아이들이 벌을 불러 보라 난리다.

 

“기다려라. 아직 내 맘이 안 내킨다.”

 

“저라다가 안 오모 쪽팔리서 우짤라꼬 저라지?”

 

아! 그런데 3교시 국어시간. 웅! 하는 소리와 함께 손가락만한 말벌 한 마리가 거짓말처럼 교실로 날아들었다.

 

“우와! 진짜 왔다. 샘, 말벌 왔어요!”

 

“가만 놔둬라. 니들 공부 잘 하나 둘러보고 가라했다. 가까이서 보고 싶은 놈 있나? 머리에 앉아봐라 할게”

 

“헐~. 샘이 잡아 보세요. 관찰하게요.”

 

“잘 노는 놈을 왜 잡냐? 보면 되었지 뭘 더 관찰해?”

 

“그런데 진짜로 샘이 오라고 했어요?”

 

“니 머리에 앉아라 해 볼까?”

 

벌은 교실을 두어 바퀴 돌더니 유리창에 머리를 박고 왱왱거리고 있었다.

 

“진짜 보기만 하고 살려 줄 수 있나? 죽이면 안 된다.” “예”

 

“좋다. 반장은 과학실에 가서 비이커와 철망덮개를 하나 갖고 오너라.”

 

“어떻게 잡아요?”

 

“쏘이면 죽을 수도 있는데 잡기는? 지 보고 들어가라 해야지!”

 

“헐~”

 

“어디가 헐었냐? 말만 하면 헐이냐? 너그는.”

 

비이커를 들고 창가로 가며 종이! 하니 한 놈이 주춤거리면서 벌에서 눈을 떼지 못한 채 공손히 종이를 올린다. 슬쩍 웃어준다.

 

창을 뚫을 듯 머리를 박고 있는 놈을 비이커로 덮고 창과 비이커 사이에 종이를 넣어 상황 끝. 투명한 비이커 안에서 왱왱거리는 벌을 보고 아이들은 조용해졌다.

 

“쏘이면 죽는 수가 있다. 조심해라! 만지지 말고 한 명씩 보기만 해라. 내가 벌한테 아이들이 보기만 하고 해치지 않을 거라 하긴 했는데 이놈도 성질이 있어 우짤지는 나도 모른다.”

 

종이를 철망 덮개로 바꾸고 뒤쪽 사물함 위에 올려 두었다. 쉬는 시간, 점심시간 내내 아이들로 둘러져 있었다. 방과 후엔 다른 반 아이들도 왔다.

 

“진짜로 샘이 불렀어요?”

 

“와? 너그 교실에도 한 마리 보내주까? 너그 샘 기절 할낀데?”

 

뒷날 아침, 움직임이 많이 약해진 녀석을 창밖으로 보냈다. “산에 가서 살아라!”고 했다. 반쯤의 아이들이 홀린 듯 갸웃갸웃.

 

며칠 전 전담시간, 두 시간이나 교실을 비켜 줘야 해서 운동장을 한 바퀴 실실 걷기로 했다. 지난해 곶감 깎을 감을 땄던 감나무 아래로 가자 직박구리 어미가 머리 위로 낮게 날며 날카로운 소리로 위협했다. ‘옳거니! 틀림없다.’

 

감나무 가지 사이를 자세히 살펴보니 막 둥지를 나선 직박구리 새끼 다섯 마리가 한 줄로 쪼롬히 앉아 입을 쩍쩍 벌리고 있었다. 아마 둥지나기 훈련 중인가 보다. 어미는 덜 익은 굴거리나무 열매와 날개가 달린 벌레를 물고 와서 차례로 새끼를 먹이고 있었다. 혼자 보기 아까운 그림. 마침 운동장 구석 버즘나무 그늘에 옆 반 샘이 아이들을 몰고 왔다. 아이들이 흩어져 멀리뛰기 연습을 시작하자 다가가서 선생님을 다짜고짜 끌고 왔다.

 

“우와! 우리학교에서 이런 일이 정말 있네요? 어떻게 이걸 찾았어요? 샘은 천상 시골학교로 가야겠다. 아! 저 새끼들 입 좀 봐! 이쁘다.”

 

“찾긴 뭘 찾아요. 새가 불러서 와보니 이렇네요. 시골이야 뭐 달마다 가긴 가는데. 꿍얼꿍얼…….”

 

 또 며칠 전에는 5학년 몇이 직박구리 새끼 한 마리를 들고 뛰어 왔다. 운동장에서 뭔가 살아 있는 것들이 보이면 들고 찾아오는 놈들이 더러 있다. 매미, 잠자리, 지렁이, 땅강아지 등이 여러 차례 아이들 손에 잡혀 왔었다.

 

아이들은 축구를 하다가 화단 구석에서 까마귀가 뛰어다니고 있어 가보니 직박구리 새끼를 잡아먹으려고 해서 까마귀를 쫓고 들고 온 것이라 했다. 살펴보니 오른쪽 날개가 많이 상해 있었다. 뼈가 꺾여 밖으로 나와 있는 상태. 아이들은 살려 줄 수 있냐고 물었다. “어린데 너무 많이 다쳤다.”고 어둡게 말하고 말았다. 들고 온 두 놈은 자기들끼리 눈을 마주 보았다. 새를 쥐고 보건실에 가서 소독을 부탁했다. 보건선생님은 깜짝 놀랐지만 다친 곳곳을 소독해 주셨다.

 

새를 들고 학교 뒤편에 있는 대밭으로 가 새끼를 내려 두었다. 찍찍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힘 내거라’ 고 돌아서려는데 아! 거짓말처럼 어미새로 보이는 두 마리가 나타났다. 운동장에서 4층의 우리 교실로, 그리고 1층의 보건실에서 대밭으로 오는 건물 안 복도 길을 어미가 어찌 알고 따라 왔냐고 묻는다면 나는 할 말이 없다. 그런데 분명히 왔다. 한 마리는 날개를 다쳐 비척거리기만 하는 새끼 옆에 내려앉았고, 다른 한 마리는 대나무 위에서 경계음을 내기 시작했다. 새끼 옆에 내려앉은 새는 새끼를 보다가 나를 보다가 했다. 뒤를 따른 몇 아이들은 홀린 듯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입을 다물었다. 다음날 아침 일찍 가보니 어미도 새끼도 흔적이 없었다.

 

 그리고 풍뎅이 이야기, 며칠 전부터 이야기를 시작해야 맞다. 그러니까 낙동강 항공촬영경비 마련을 위한 일일주점을 하는 날, 아이들을 보내고 이곳저곳에 술 먹으러 오라는 전화를 하고 있었다. 한참 전화질을 하고 있는데 교실 뒤쪽, 아이들 작품 붙이는 곳에서 뭐가 윙~하는 소리가 나더니 반짝반짝하는 풍뎅이 한 마리가 날아와 앉았다. 청동풍뎅이.

 

오케이! ‘아무래도 밤에 일!을 열심히 하면, 그러면 내일은 머리가 띵할 것이고, 머리가 띵하면 산에 가야 하는데 너무 더울 것이고, 전담이 세 시간이니 세 시간만 하면 되고……. 한 시간은 보고, 한 시간은 그리고…. 흐흐.’ 퍼뜩 창문을 닫고 교실을 나섰다.

 

그리고 뒷날, 예상대로 된 아침부터 구세주 삼아 풍뎅이를 찾았다. 그런데 없었다. 아이들이 뭐 찾느냐고 물었다. 코를 킁킁거리며,

 

“니들, 풍뎅이 냄새 안 나나?”

 

“예? 풍뎅이 냄새요?”

 

“그래 임마! 노리짱하고 쌉씨름하고 매콤하고 그런 거! 내 코에서는 분명히 나는데”

 

“예?”

 

“너그는 그런 것도 모르고 우째 사냐? 분명히 풍뎅이 냄새가 나는데.”

 

“…….”

 

국어시간에 풍뎅이 이야기만 했다. 냄새로 말을 한다고 하니 믿는 둥 마는 둥! 아이고 머리야. 아이들이 집에 가고 난 뒤에 교실 곳곳을 뒤져도 어제의 풍뎅이는 없었다. 청동색 등짝이 예뻤는데.

 

그리고 주말 지나고 월요일. 일찍 집을 나섰다. 더워서 쉬엄쉬엄 걸을 참이었다. 서동고개를 넘어 학교 가까이 왔을 때는 얼굴에 땀이 흘렀다. 손수건으로 땀을 훔치는데 발 앞에서 뭐가 버둥거리고 있었다.

 

아!

 

장수풍뎅이 수컷!

 

세상에!

 

이 도시에, 이 아침 시간에! 장수풍뎅이라니!!!

 

산에서 날아 왔는지, 아이들이 키우던 것이 날아 왔는지, 어쨌든 분명한 것은 이놈이 장수풍뎅이고, 살아서 내 눈앞에 있다는 것!

 

잡아 쥐니 녀석이 바둥댔다. 급한대로 길바닥에 버려진 과자 봉지에 넣고 주변에서 자두 뭉개진 것을 주워 함께 넣었다.  가슴이 막 뛰었다. 그리고 퍼뜩 엊그제 교실에 든 풍뎅이를 찾지 못한 일이 떠올랐다. 아하!

 

학교에 오니 7시 반. 여유 있게 작전을 짰다. 일전에 뒤적이다만 교실 뒷구석에 빈 화분을 가져다 두고 화분받침을 덮개 삼고, 그 안에 녀석을 넣어 두었다. 잠시 후 아이들이 쏟아져 들어왔다. 한 녀석이 자두 한 알을 내민다. 헐~ 하필 자두.

 

 “아무래도 풍뎅이 냄새가 나는데. 분명히 나는데.”

 

 

장수청동풍뎅이_100730통영미륵도_천성광.jpg

 

 

쉬는 시간을 기다려 또 코를 벌름거렸다.

 

“샘, 개코예요?”

 

“아냐, 분명히 냄새가 나!”

 

“어떻게 풍뎅이 냄새를 알아요?”

 

“비슷한 물방개를 많이 구워 먹어봐서 잘 알아”

 

“헐~ 또! 물방개도 먹어 봤어요?”

 

“분명히 냄새가 난다. 내가 천천히 다시 찾아보마.”

 

두 시간 동안 틈날 때마다 교실 구석구석을 코를 킁킁대며 다녔다. 아이들은 저 양반이 또 왜 저러나 하는 눈치. 셋째시간. 수학. ‘익힘책 문제를 풀어라’하고는 또 킁킁댔다. 썩 괜찮은 연기!

 

때가 되었다. 더 두었다간 녀석이 어찌될지 모른다.

 

“봐라! 여기! 그럼 그렇지! 냄새가 나더라니까”

 

숨겨 둔 장수풍뎅이를 쑥 들어 올렸다.

 

“우와 진짜다! 장수풍뎅이다! 샘이 장수풍뎅이를 찾았다!(분명히 찾았다고 말했다!!)”

 

교실은 순식간에 장마당이 되었다. 등딱지를 만지는 놈, 냄새를 맡겠다고 코를 들이미는 놈, 내가 밀려 나자빠질 판이었다. 겨우 아이들을 앉히고 또 풍뎅이 이야기! 머리를 돌려 팽이처럼 돌게 했던 이야기를 하니 아이들이 화단 시식부 샘(특별활동부서로 화단사랑부를 운영하는데 풀을 자주 먹어보라 하니 어느 날부터 아이들이 화단 식사부, 혹은 화단 시식부라 부른다) 답단다.

 

“샘, 진짜 풍뎅이 냄새 알아요?”

 

“와? 안 믿어지냐? 뱀도 한 마리 불러볼까 싶은데 4층이라 뱀이 힘들겠제?. 그래서 그건 참는다. 내가.”

 

“…….”

 

 

 

그 장수풍뎅이는 1주일간 우리교실에서 아이들이 가지고 온 풍뎅이 사육통 안에 머물렀다. 짝을 구해주고 싶어 학교 전체에 중매를 서겠다고 해봤으나 짝을 구할 수 없었다. 아이들과 학교 뒷산에 가서 큰 졸참나무에 붙여 주었다. 나무에 기어오르는 녀석을 보고 아이들은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잘 살아라. 꼭 장가가라!”고 외쳤다.

 

그리고 오늘, 새벽 빗소리에 잠이 깨자마자 그놈이 생각났다. ‘장마가 끝나고 나서 보낼 걸.’ 학교에 오자 아이들이 모여 같은 생각을 말했다. 다시 데리고 오자는 녀석도 있었지만 녀석을 믿어주자 했다. 아이들은 홀린 듯 그 벌레를 믿자는 내 말에 동의했다.

 

 

 

 


2020.11.25 10:27

왕파리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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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파리매

 

 

 

글․사진 조무호/동시동화작가   

 

 

 

 

포토에세이_왕파리매_조무호.jpg

 

꿀벌을 끌어안고 체액을 빨아먹는 왕파리매는 파리일까. 매일까.

 

벌이 벌 벌 벌 떠는 것이 접두어로 뒤집어 쓴 왕 때문일까. 아니면 꽁무니에 붙은 매 때문일까.

 

앞으로 보나 뒤로 보나 이 녀석한테 파리라는 여린 티는 눈곱만큼도 없는 것 같다.  

 

파리 족 품격을 좀 높이면, 파리라는 언어적 좀스러움(진부함)을 왕이라는 위엄과 매라는 날렵함 속에 숨긴

 

몽타주기법으로 이미지 변신에 성공한 아방가르드.

 

파리 족속들 가문의 영광이겠다.

 

북쪽 말 흉내를 내보니 <나, 왕파립매>다. ‘ㅂ’이 첨가 되어 부연 설명이 필요 없는

 

‘왕파리’ 캐릭터로 이미지가 완전 고정된다.

 

왕이든 매이든 풀밭 뒷골목에서 이 녀석을 만나면 줄행랑부터 쳐야겠다.

 

 

 

 


2020.11.25 10:35

풀잎들 잠버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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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잎들 잠버릇

 

 

글 조무호/동시, 동화 작가   

 

 

 

 

새들이 잠이 든 밤입니다.

 

풀밭에 풀들도 잠을 잡니다.

 

지렁이가 풀밭으로 나왔습니다.

 

숨었던 달팽이도 나왔습니다.

 

 

 

한낮엔 배가 고프고 목이 말랐지만

 

밖으로 나갈 엄두도 못 낸 채

 

풀잎 밑에 꽁꽁 숨어있었답니다.

 

햇볕이 너무 뜨거웠고

 

새들이 쿵쿵 뛰어다녔기 때문이지요.

 

 

 

이를 본 풀잎들이 저마다 입을 모았습니다.

 

나는 이슬이 오는 길을 열어줄 테야.

 

어린 쑥은 아기가 자는 것처럼

 

잎사귀를 위로 모으고 잡니다.

 

나는 달과 별을 보여줄 테야.

 

괭이밥은 작은 곤충들이 별도 보고 달도 보라고

 

잎사귀를 오므려 주었습니다.

 

나는 넓은 잎으로 이슬을 받아줄 테야.

 

칡잎은 마음도 참 넉넉합니다.

 

 

 

풀잎들 잠버릇은 이래서 생겼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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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사업, 왜 그레이상을 받았는가

 

 

김경철/습지보전국장   

 

 

 

4대강사업_그레이상.jpg

 

4대강사업이 세계습지네트워크(World Wetland Network, WWN)로부터 습지훼손의 사례로 꼽혀 그레이상을 수상한 것을 두고 말들이 많다. 전시영 원광대 교수는 7월19일자 한국일보 기고를 통해 일본의 NGO들은 자국의 우수한 습지를 국제사회에 알리려 노력한 반면 우리나라 NGO들은 국책사업인 4대강사업을 그레이상에 선정되도록 노력한 것에 유감을 표명하였다. 우리 NGO들도 이점에 유감을 표시하고 싶다. 우리나라에도 훌륭한 습지가 많고 또 열악한 환경에서 습지를 보전하고 알리기 위해 노력하는 많은 활동가들이 있다. 우리나라 NGO들도 그레이상이 아닌 블루상을 받았다면 얼마나 기분 좋은 일이었겠는가. 그러나 이명박 정부가 추진한 4대강사업은 계획에서부터 추진에 이르기까지 졸속과 반생태적 과정의 연속이었다. 또한 이러한 반생태적 토목사업을 녹색성장으로 포장하여 수출하려 하고 있으니 이를 세계에 알려야 할 의무도 우리에게 있다.또한 시민단체 활동을 두고 애국심을 전제로 이야기 한다면 이는 시민단체의 역할에 대한 인식이 잘못되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국토해양부와 환경부는 그레이상 수상후 보도자료를 통해 147개소의 신규습지를 조성했다고 발표하였다. 그러나 그 구체적 내용을 밝혀달라는 요구에 대해서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사업이 마무리 되었음에도 정확히 어느곳에, 어떤 형태로, 어떻게 습지가 조성되었는지 밝히지 못하고 있다. 이 사실 하나 만으로도 4대강사업이 얼마나 졸속적으로 진행되었는지 알 수 있다.

 

전시영 교수는 기고를 통해 습지의 현명한 이용에 대해서도 의견을 피력하였다. 그는 현명한 이용을‘인류에게 이익을 줄 수 있는 지속가능한 이용을 의미한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그는 람사르협약이 이야기하는 현명한 이용에 대해 잘못 이해하고 있는듯 하다. 람사르협약에서 이야기하는 현명한 이용이란 인류의 이익을 위해 습지를 보전하고 지속가능한 이용을 해야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현명한 이용을 위한 지속가능한 개발은 생태적 특성이 유지되는 가운데 이루어져야 한다고 정의하고 있다. 따라서 4대강사업은 지속가능한 개발도 아니며 생태적 특성이 유지되는 사업도 아니므로 람사르협약의 기본정신을 정면으로 위반하는 사업이라 하겠다.

 

이번 람사르총회장 부스를 방문한 많은 사람들은 한결같이 2008년 창원 람사르총회 후에 이러한 사업이 한국에서 벌어졌다는 것에 분노하였다. 이명박 대통령은 2008년 창원 람사르총회 개막식 연설을 통해 한국이 습지보전의 모범국가가 되겠다고 선언하였다. 그러나 그 후 진행된 4대강사업은 경관적으로 우수한 습지뿐 아니라 주요 철새도래지 등 4대강의 주요한 습지들을 파괴하고 말았다.

 

4대강사업에 찬동한 많은 교수, 전문가들은 4대강사업의 성공 여부는 지간을 두고 더 지켜보아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외국의 많은 전문가들은 추진 과정의 사진만 보고서도 이 사업은 해서는 안되는 사업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왜 이사람들은 결과를 보지도 않고 잘못된 사업이라고 말할까? 그들은 거대한 강의 구조를 한꺼번에 바꾸고 그 과정 자체가 반생태적이기에 그 의도가 아무리 좋은 것을 내포하고 있다해도 4대강사업은 결국 잘못된 사업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이번 람사르총회에 참석한 한 인사는 한국습지NGO네트워크 부스를 찾아 이런 말을 하고갔다. ‘한국의 4대강사업이 잘못된 습지훼손 사업의 스타디 케이스가 되고있다.’ 그 인사는 자리를 뜨며 나에게 이런 말을 전해줘서 미안하다고 했다. 정말 미안한 사람은 우리들이다. 4대강사업이 세계습지네트워크로부터 그레이상을 받은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우리들의 미안한 사업을 세계 각 국이 알아야하며 결코 따라해서는 안되는 사업임을 깨닫게 해야 할 의무가 우리에게 있기 때문이다.

 

4대강사업이 완공 되기도 전에 곳곳에서 문제들이 불거지고 있다. 4대강사업의 사후 평가를 위한 공동모니터링, 문제점에 대한 공동조사 등 여러 제안들을 정부가 못받아들일 이유가 없다. 때를 놓치면 더 큰 화를 만날 수 있다. 4대강사업은 애초에 시작되지 말았어야 할 사업이다. 이제라도 강을 원래의 자리로 돌려 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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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가을 낙동강의 모습은?

 

 

습지보전국장/김 경 철   

 

 

 

2012년 10월 4,5일 이틀 동안 낙동강 항공사진을 촬영하였다. 지난 6월의 촬영에 이어 홍수기 이후 낙동강을 살펴보기 위해 태풍 산바가 지나간 15일 후를 택해 촬영을 실시하였다. 이번 촬영에서 살펴본 주요 사항은

 

1. 낙동강에 방치된 준설선 문제

 

2. 낙동강의 재퇴적 및 침식의 문제

 

3. 수질 문제 및 강변에 조성된 생태공원의 문제

 

이 세가지를 중심으로 촬영을 실시하였다.

 

지난 6월의 촬영에서 낙동강에 방치된 준설선이 홍수기때 큰 위험 요소가 될 수 있음을 지적하였다. 그러나 국토해양부는 이에 대한 지적에 문제없다는 입장을 시종 밝혀왔다. 그러나 태풍 산바의 내습 당시 4척의 준설선이 강물에 휩쓸려 교각을 들이받고 전복하는 등 사고가 발생하였다. 만약 부실한 교각에 준설선이 충돌했다면 교량붕괴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여전히 낙동강에는 이러한 준설선이 방치되어 사고의 위험성이 상존하고 있으며 기름유출, 수질 오염 등의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4대강사업 후 낙동강의 가장 큰 변화는 침식과 재퇴적의 문제이다. 주 수로를 깊이 준설함으로 인해 강변 곳곳이 무너져 내리고 있으며 지류 합류부에서는 역행침식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항공사진을 촬영한 삼강나루터에서 창녕 본포교까지 전 구간에서 강변의 침식이 진행되고 있었다. 대표적인 역행침식 지역이었던 상주보 하류 병성천의 경우 지난 6월에 비해 역행침식이 더욱 가속화되고 있음이 확인되었다.

 

 재퇴적은 보 하류와 지천 합류지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음이 확인되었다. 특히 구미보, 합천보 하류는 빠르게 재퇴적이 진행되어 구미보 하류의 경우 하중도가 형성되고 있음이 항공사진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지난 6월 항공사진 촬영 후 낙동강 녹조에 대해 경고하였다. 그러나 환경부는 낙동강에서 녹조가 발생하지 않고 있다고 반박하였다. 그러나 그 1개월 후 낙동강에는 유례를 찾기 어려운 녹조가 발생하였다. 이번 10월 촬영에서도 낙동강 수질은 더욱 악화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과거의 경우 홍수기가 끝나면 수질이 좋아지고 탁도도 현저히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그러나 태풍이 지나간 후에도 낙동강 물은 짙은 녹색을 띠고 있었으며 대구 이남의 경우 강물이 온통 흙탕물로 변해 있어 지천의 물이 오히려 더 투명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이는 침식 등의 영향과 유하속도의 저하에 기인하는 것으로 생각되며 겨울철에 수질 악화가 더욱 진행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 하겠다.

 

 현재 나타나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보의 수문을 전면적으로 개방하여 유하속도를 높여줄 필요가 있다. 해평습지 등 철새도래지의 서식지 확보 차원에서도 보의 수문개방이 시급한 실정이다. 또한 강변에 설치한 소위 생태공원은 이용객이 거의 없는 실정이므로 이러한 지역에 대해서는 자연습지로의 복원을 서둘러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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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신선이 마주앉아 바둑두는 섬, 군산 선유도

 

-모래가 아름다운 선유도 명사십리, 갯벌체험으로 유명해-

 

 

 

장해봉/국제신문 시민기자    

 

 

장해봉_선유도1.jpg

 

장해봉_선유도2.jpg

 

 고개만 돌려도 바다가 보이는 부산에 살면서도 섬으로 가는 여행은 번번이 마음을 설레게 한다. 멀기도 멀고 배를 타야 하는 것 때문에 몇 번이나 가려다 포기한 선유도 답사코스가 있어 이번엔 꼭 가보리라 마음먹고 신청했다. 특별한 이유는 없지만 선유도는 이름만으로도 그 섬의 자태를 상상이 가는 섬이다.

 

 

장해봉_선유도3.jpg

 

유도 선착장(예약 문의 : 063-442-8845)에 걸린 현수막에 ’천하의 비경 고군산열도’라고 적혀있다. 왜 고군산열도라고 하는지 궁금했다. 선유도가 주소를 두고 있는 서해의 고군산군도는 ‘원래 섬들이 많이 모여 있다고 해서 군산(群山)이었다. 그러다가 조선 세종 때 이곳에 있던 수군진영인 군산진(群山鎭)이 육지로 옮겨가면서 현재의 군산시가 되었고, 원래의 군산은 옛 고(古)자를 붙여 고군산이라 부르게 되었다. 선유도는 본래 군산도라 불렀으나 산 정상의 모습이 마치 두 신선이 마주앉아 바둑을 두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여 선유도라 불리게 되었다. 선유도는 신시도, 무녀도, 방축도, 말도 등과 더불어 고군산군도를 이루는 군도의 중심 섬이다.

 

 

 

장해봉_선유도4.jpg

1시 40분에 야미도 선착장에서 이름도 대단한 일억조호 타고 선유도행 뱃길에 오른다. 야미도 선착장을 출발한 유람선은 파도 위를 미끄러지듯 지나 바다로 나아간다. 밤길을 비추는 인어등대가 보이고, 바위 사이로 구멍이 뚫려 그 구멍 사이로 바위 건너편이 보인다. 과거 보러 갔던 선비가 데리고 온 첩을 보고 돌이 돼 버렸다는 할매바위를 지나고 말도, 명도 방축도를 지나 선유도에 도착했다.

 

선유도로 선유도 선착장에 내리면 전동카가 대기하고 있다. 전동카마다 형태가 다르고, 탑승 인원도 다른 전동차를 타고 아름다운 선유도를 관광하는 재미도 특별하다. 선유도 관광은 대부분 전동차를 이용하는데 이에 질세라 자전거도 한 몫 한다. 전동카는 정해진 코스와 시간이 있지만 자전거로 선유도의 비경을 찾아보는 건 시간도 코스도 엿장수 마음대로다. 선유도 어촌체험마을 관광안내도 하나만 있으면 선착장에서 무녀도로, 무녀도에서 몽돌해수욕장까지 마음껏 구경할 수 있다. 뜨거운 여름이 걱정되긴 하지만 그 또한 재미있을 것 같다.

 

 

장해봉_선유도5.jpg 전동카를 타고 갈대밭을 지나 선유도해수욕장으로 들어섰다. 해수욕장이라고 하기엔 너무 사람들이 없다. 군대 군데 갯벌 체험하는 사람들만 있을 뿐 한적한 어촌 해수욕장이다. 모래가 유리알처럼 투명하고 고운 백사장이 넓게 펼쳐져 있어 명사십리라 불린다. 전동카에서 내려 백사장에서 게도 잡고 모래성도 만들고 싶은 욕구가 솟구친다. 고개를 넘자 명사십리가 훤히 내려 보이는 곳에 사진촬영장소가 있다. 선유도와 장자도를 연결하는 장자교 앞에서 5분 구경하고 다시 전동카에 타라는데 다리를 지나다가 5분이 생각이나 돌아오고 말았다. 선유도의 망주봉은 귀양 온 선비 두 명이 아침마다 한양이 있는 북쪽을 향해 절을 했다 하여 이름 붙여졌고, 무녀도는 공중에서 보면 섬의 형상이 춤추는 무녀를 닮았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선유도 선착장에 내린 시간이 2시 10분, 선유도에서 야미도로 배가 출항하는 시간이 3시 40분이니 선유도를 돌아볼 시간은 겨우 1시간 30분이다. 전동카 관광 시간이 30분 ~ 40분이니 개인적으로 선유도를 볼 시간은 한 시간이 채 안 된다. 전동카로 출발지에 도착하여 다시 자전거로 관광하기는 너무 시간이 짧고 유람선만 기다리자니 너무 무료하다. 가까운 곳을 돌아보려 했지만 가까운 곳은 등대뿐이다. 선유도를 다녀오고 나서야 모 tv에 선유도가 나온 것을 알았다. 그 방송을 봤더라면 선유도를 좀 더 잘 알 수 있었을 테고, 그랬더라면 좀 더 많이 보고 왔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장해봉_선유도6.jpg선유도에서 뭍으로 나오는 뱃길에서 선장이 지나가는 양 옆의 섬들을 설명해준다. 운무에 쌓인 섬을 볼 수 있었는데 마치 용이 용트림을 하는 듯이 똬리를 꼰 운무는 평생에 몇 번이 볼 수 없을 장관이다. 손 모양을 한 빨간 손 등대는 바다의 신에게 풍어와 생명을 기원이라도 하는 듯이 두 손을 모으고 있다. 선유도를 출발한 유람선이 바람을 가르고 파도 위를 날아 앞으로 나아가는데 바다 바람이 세다 못해 추울 지경이다.

 

 선유도는 아름다운 바다와 다양한 볼거리, 먹거리를 즐길 수 있는 아름다운 섬이다. 갯벌체험과 전동카 체험, 자전거 둘레길 체험, 선상낚시, 갯바위 낚시, 맨손고기잡이 체험, 선상유람 체험 등 많은 체험을 할 수 있는 섬이다. 선유도 명사십리 해수욕장과 옥돌, 몽동 해수욕장이 있고 선유봉, 망주봉, 망주폭포 등 볼거리도 엄청나다. 유람선타고 선유도에 들어와 이런 볼거리, 먹거리를 두고 겨우 2시간 만에 다시 나간다는 게 정말 아쉽다. 다음에 선유도에 올 기회가 있으면 꼭 1박을 해서 제대로 선유도를 즐겨볼 참이다. 선유도에 궁금한 것이나 민박 등을 알아보려면 선유도 어촌계(063-471-5502)로 연락하면 된다.

 

 

장해봉_선유도7.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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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25 11:11

아침 갯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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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아침마다 갯벌로 나간다.

 

아미산에 해가 오르기 전에 갯벌풍경을 스케치한다.

 

어제 비가 내렸지만 오늘 아침은 참 포근하다.

 

논병아리가 헤엄치지 않는다면 거울같다.

 

날아가는 청둥오리들 물에 비친 모습이 더 정겹다.

 

숲에는 박새, 참새, 방울새, 딱새가 아침을 맞고 있다.

 

 

 

 

 121101명지갯벌_조무호.jpg

 

아침 갯벌

 

글 조무호   

 

 

해가 드는 명지갯벌은

 

텃밭 같다.

 

 

 

갯고랑으로 자작자작

 

물이 오르고

 

 

 

기러기 떼 오리 떼

 

오글오글 일어난 모가지들

 

 

 

떡잎 사이로 막 돋은

 

배추, 무 햇싹 같다.

 

 

 

 


2020.11.25 11:17

새와 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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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낙동강하구에서는 새들이 저절로 렌즈 속으로 들락거린다.

 

오늘은 새벽부터 저물녘까지 갯가에서 보냈다.

 

저 무리 중에서 두 마리가 눈에 찼다.

 

새들의-물수제비_121105명지갯벌_조무호.jpg

 

 

 

 

 

 

새와 별

 

 

 

글 조무호   

 

 

 

 새는

 

아침보다 먼저 밝고

 

저녁보다 먼저 어둡다.

 

 

 

별이 지면 해가 뜨고

 

새가 지면 별이 뜬다.

 

 

 

낙동강하구

 

명지갯벌에서는

 

새와 별이 닮았다.

 

 

 

 

 새들의비상_121102명지갯벌_조무호.jpg

 

 

 

 


2020.11.25 11:25

때까치의 침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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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까치의 침입

 

 

글 도연스님  

 

 

 

체포된-때까치_도연스님.jpg

 

 

 

갑자기 법당 안이 소란스럽다. 새들이 우왕좌왕 제트기처럼 빠르게 날아다닌다.

 

안쪽에 때까치 한 마리가 보인다. 때까치가 들어온 걸 환영이라도 하는 걸까.

 

때까치도 다른 녀석들처럼 추워서 들어왔나 싶어 내버려둔 게 화근이었다.

 

여기저기 흩날리는 새털이 심상찮은 일이 벌어졌음을 짐작케 했다.

 

곤충이나 들쥐를 사냥해 먹지만 가끔은 작은 새도 잡아먹는다더니 정말로 녀석은

 

곤줄박이를 두 마리나 사냥한 것이다.

 

때까치는 사냥한 먹이를 뾰족한 나뭇가지에 꽂아놓고 먹거나 Y자 모양의 가지에

 

끼워놓고 먹는 습관이 있다. 곤줄박이 한 마리는 이미 해체된 채로 발견되었고

 

다른 한 마리는 내 자전거 크랑크 톱니에 끼워진 채 목이 뜯겨져 있었다.

 

 

 

때까치는 추위를 피해 들어온 게 아니라 먹이를 따라 들어온 거였고 제한된

 

공간에서 놈은 비교적 쉽게 먹이를 사냥했던 것이다. 동료가 끔찍하게 희생당하는

 

장면을 목도한 새들은 얼마나 무서웠을까. 새들은 놈을 그대로 내버려둔 미련한 인간을

 

밤새 성토 했으리라.

 

밤이 되기를 기다려 깊이 잠든 놈을 포획했다. 놀란 놈이 매처럼 날카로운 부리로

 

내 손가락을 물었다. 무는 힘도 강해 훈련된 사냥개처럼 물고 놓지 않는다. 통증을

 

참아가며 부리를 벌려 간신히 떼어냈는데 물린 상처가 제법 깊다..

 

이러니 작은 새들의 목이 간단히 부러질 수밖에 없겠다.

 

놈도 먹고 살자고 한 일이지만 여기저기 갉아대는 쥐나 잡을 일이지,

 

곤줄박이를 해친 죄를 물어 하루 동안 ‘구금’ 했다가 다음날 밖에 풀어주었다.

 

 

 

소란스러웠던 법당 안에 다시 평화가 찾아왔다.

 

기온이 올라가는 따뜻한 한낮에는 차례로 목욕도 하고 불단 밑을 통과하여 빙글빙글

 

원을 그리며 비행놀이도 한다. 그러다가 갑자기 조용해져 이번에는 또 무슨 일일까

 

보면 이곳저곳에 앉아 꾸벅꾸벅 졸기도 한다. 따뜻하고 평화로우니 새들도 낮잠을

 

즐기는 모양이다.

 

 

 

일손을 멈추고 난로가에 앉아 나도 같이 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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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들은 어디서 잠을 잘까

 

 

글 도연스님   

 

 

 

 

새집2_도연스님.jpg

 

요 며칠 창문에 매단 먹이통에 노랑턱멧새가 드나들기 시작했다.

 

아침마다 먹이통에 몰려오는 딱새, 곤줄박이, 박새, 쇠박새, 동고비와는 달리

 

야생성이 강해 멀찌감치 놓여있는 먹이에만 드나들던 녀석이었는데

 

부침부침 다가오는 것은 그 동안 낯을 익힌 까닭일 것이다.

 

 

 

하루 종일 소란스럽던 새들이 해만 지면 약속이나 한 듯 잠자리를 찾아

 

숲으로 들어가는데 도대체 새들은 어디서 자는지 여간 궁금한 일이 아니다.

 

어릴 적 기억으로는 참새들이 초가지붕 속이나 우거진 향나무 속에서 잠을

 

자다가 인기척에 놀라 달아나곤 했다. 하지만 곤줄박이나 박새 같은 녀석들은

 

어디서 자다가 아침이면 일제히 모습을 드러내는 걸까.

 

골짜기 위쪽 오동나무 군락지에 딱따구리가 뚫어놓은 수십 개의 구멍이

 

있긴 하지만 산에 사는 나로서도 감히 한밤중에 손전등을 들고 올라가

 

확인하기가 망설여지는 거리이다.

 

 

 

딱새 한 마리는 연장을 넣어두는 컨테이너 창고 환기구로 들어와 작업대

 

위에 놓여있는 두루마리 화장지 위에서 잠을 자고 나가는 것으로 확인됐다.

 

어느 날 밤에 번식을 마친 빈 둥지를 무심코 툭 건드렸을 때 새 한 마리가

 

놀라 달아나는 걸 보고 추운 겨울이면 새들이 빈 둥지에서도 잠을 잔다는 것도

 

알았다.

 

 

 

오늘은 겨울답지 않게 포근한 날씨여서 미장일을 하며 샘터에 고인 물을

 

조금씩 퍼올려 썼다. 수도꼭지를 완전히 개방하여 퍼올리면 고인 샘물이 금방

 

마르기 때문에 물탱크에 쫄쫄 떨어지게 해놓고 나갔다가 돌아와 손전등을

 

들고 모터 전원을 차단하려는 순간, 느낌이라는 게 참 요상도 하지,

 

평소 생각지도 않은 둥지를 손전등으로 비쳐보니 곤이(곤줄박이)가 둥지 안에서

 

밖을 내다보고 있는 게 아닌가.

 

 

 

어쭈, 대체 저 녀석은 언제부터 저 곳을 잠자리로 정한 걸까. 아무튼,

 

앞마당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둥지에서 곤이는 내가 한 밤중에 자전거를

 

타고 앞마당에서 다람쥐 쳇바퀴 돌 듯 빙빙 돌거나 아니면 오줌을 누러 나오는 걸

 

낱낱이 감상(?)하고 있었을 터이다.

 

이쯤이면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듣는다는 속담은 바뀌어야할 지도

 

모른다.

 

 

 

그래서 인공둥지는 봄이 아닌 겨울에 매달아 주어야 한다.

 

새들은 인공둥지에서 추위도 피하고 내년 여름 번식기를 대비해 미리미리 둥지를

 

찜하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면 지난 여름 번식한 둥지마다 청소를 해놓은 건

 

참 잘한 일이다. 내 겨우살이 준비만 할 게 아니라 새들의 겨울살이를 위한

 

둥지 만들기도 병행해야할 것이다.

 

오늘은 경주에서 온 김 거사께서 법당에 큼지막한 연탄난로를 놓아주고 내려갔다.

 

새들이 인공둥지에서 번식하거나 추위를 피해 잠자는 걸 보면 겨우내 땔 연탄을

 

가득 들여놓은 것만큼이나 마음이 푸근하다.

 

 

 

그런데 곤이 녀석은 눈을 감고 자는지 뜨고 자는지 살살 나가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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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까운 콩새 한 마리.

 

 

글 도연스님   

 

 

콩새_도연스님.jpg

 

아침 기도 시간에 법당 문 앞에서 콩새 한 마리를 발견했습니다.

 

콩새는 안타깝게도 죽어있었습니다. 유리문에 충돌한 것입니다.

 

유리창마다 바람에 날릴 수 있도록 색띠를 붙여 놓았는데도

 

사고를 당했습니다. 겨울철새인 되새가 무리지어 날아다니는 걸 보고

 

곧 콩새도 오겠구나 했는데 산 녀석보다 죽은 녀석을 먼저 보고 말았습니다.

 

 

 

토박이새들은 유리와 충돌하는 경우가 드물지만 유리창에 익숙하지 않은

 

녀석들이 가끔 이렇게 희생됩니다. 유리 안쪽이 어두우면 밖에서

 

보면 거울처럼 바깥풍경이 반사되기 때문에 숲으로 착각하고

 

새들은 날아듭니다. 눈이 좋은 새들이 유리창에 반사된 영상을 구분하지

 

못한다는 게 의아합니다.

 

 

 

새들이 맹금류를 피해 급히 달아날 때도 유리와 충돌합니다.

 

그런데 정작 맹금류도 유리와 충돌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먹이를 향해 공격할 때는 시속 200km 의 속도로 급강하 한다는

 

매가 먹이터에 있던 멧비둘기를 덮쳤습니다.

 

눈치를 챈 멧비둘기가 잽싸게 방향을 바꾸어 달아났고 매는

 

미처 방향전환을 하지 못해 그만 창문유리와 충돌하고 말았습니다.

 

다행히 매는 잠시 기절했다가 간신히 정신을 차려 날아갔습니다.

 

 

 

지난 봄에는 솔새 한 마리도 법당 유리문에 충돌해 죽었습니다.

 

남쪽에서 번식을 위해 천리만리길을 수 많은 죽을고비를 넘기고

 

고향을 찾아왔다가 목숨을 잃고 말았으니 참으로 허망한 일입니다.

 

월동을 위해 멀고 먼 북쪽에서 날아온 콩새에게도 인간의 편리함으로

 

인해 비극을 맞았습니다.

 

새들이 유리와 충돌하는 걸 보면 그 옛날 솔거가 바위절벽에 그린

 

소나무에 새들이 날아와 부딪혀 죽었다는 얘기가 괜한 말은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인간이 다양한 요인으로 목숨을 잃는 것처럼 새들도 곳곳에

 

갖가지 위험요소가 도사리고 있습니다. 더구나 새들에게는 병원도

 

의사도 없으니 작은 부상도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새들이 더 많은 사고를 당하기 전에 보기 싫더라도 눈에 띄게

 

덕지덕지 색띠를 붙여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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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어새와 노랑부리저어새

 

 

글 조무호, 사진 천성광   

 

 

포토에세이_저어새노랑부리저어새_121027명지갯벌_천성광.jpg

 

 

 

가을비가 내리는 명지갯벌,

 

부리를 휘이휘이 저어저어 먹이찾는 데 정신이 없는

 

저어새 1마리와 노랑부리저어새 2마리…

 

 

 

 

 

저어세!

 

저어세!

 

왼종일 저어세!

 

부리가 닳아 노랗도록 저어세!

 

 

 

살기 참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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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하구 문화재보호구역에 친수구역 난개발!

-에코델타시티 사업-

 

 

 

글 김경철/습지보전국장   

 

 

 

천연기념물 179호로 문화재보호구역으로 지정된 낙동강하구에 또다시 개발의 광풍이 불고 있습니다. 4대강사업으로 빚더미에 앉은 수공의 빚을 탕감해주기 위해 낙동강하구 일대를 친수구역으로 지정하여 소위 ‘에코델타시티’ 사업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친수구역 특별법에 따라 시행되는 에코델타시티 사업 무엇이 문제인지 알아보겠습니다.

 

4대강사업으로 빚더미에 올라앉은 수자원공사를 위해 만들어진 법이 ‘친수구역 활용에 관한 특별법’ 입니다. 이 법의 내용을 보게 되면 한마디로 수공을 위한 특별법입니다. 친수구역을 지정하고 개발하는데 있어 수자원공사를 우선시행자로 선정할 수 있게 법에 명문화되어 있습니다.

 

제12조(사업시행자) ① 친수구역조성사업은 다음 각 호의 자 중에서 국토해양부장관이 지정하는 자가 시행한다.

 

1.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

 

2. 「한국수자원공사법」에 따른 한국수자원공사

 

3. 「한국토지주택공사법」에 따른 한국토지주택공사

 

4. 「지방공기업법」에 따라 설립된 지방공사

 

② 국토해양부장관은 제1항 제2호의 자를 친수구역조성사업의 사업시행자로 우선적으로 지정할 수 있다.

 

 

 

사업시행자를 국토해양부 장관이 지정하게 되어 있으며 2항에서 수자원공사를 우선적으로 지정할 수 있게 명시되어 있습니다. 이 특별법에 따라 친수구역 1호로 지정된 곳이 바로 낙동강하구입니다. 물론 이곳은 철새도래지로 문화재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있는 지역입니다.

 

환경현안과방향_에코델타시티.jpg

 환경현안과방향_에코델타시티

 

 

 

친수구역 지정이 가능한 곳인가?

이번에 지정된 낙동강하구 문화재보호구역내 친수구역 지정은 과연 지정이 가능한 것인지부터 따져봐야 하겠습니다. 특별법 4조 1항은 다음과 같이 지정의 요건을 정해두고 있습니다.

 

제4조(친수구역의 지정 등) ① 국토해양부장관은 국가하천의 정비ㆍ복원 등으로 친수여건이 조성되는 주변지역 중 지속가능한 친수공간으로 조성ㆍ이용하기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지역을 친수구역으로 지정할 수 있다. 이 경우 지정하고자 하는 친수구역의 면적은 대통령령으로 정한 규모 이상이어야 한다.

 

이 법에 따르면 첫 번째 요건은 국가하천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서낙동강, 평강천, 맥도강은 모두 국가하천입니다. 따라서 이 요건은 충족한다 하겠습니다. 두 번째 요건은 정비, 복원 등으로 친수여건이 먼저 조성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번에 지정을 고려하고 있는 지역 세 강은 모두 정비 또는 복원사업이 이루어진 지역이 아닙니다. 물론 4대강사업이 일부 시행된 지역도 있으나 강변에 쌈지공원 몇 개 만든 것과 자전거길 조성이 전부입니다. 하천 부지내 불법시설물이 철거되지도 않았고, 서낙동강 지역은 아예 사업 자체가 이루어진 게 없습니다. 따라서 친수구역으로 지정되기 위해 전제되어야 하는 정비, 복원사업이 이루어지지 않았기에 지정요건을 갖추었다고 할 수 없습니다.

 

습지와새들의친구는 맥도강, 평강천 일원에 대한 불법매립 등에 대해 수없이 공문을 통해 대책을 촉구해 왔습니다. 그러나 부산시와 강서구청은 이에 대한 아무런 대책수립도 하지 않았으며 수변부 복구는 더더욱 진행되지 않았습니다. 친수공간 지정이 아니라 이런 불법매립지 등에 대한 원상 복구가 더욱 시급한 과제라 하겠습니다.

 

왜 문화재보호구역을 개발하려 하는가?

서낙동강, 평강천, 맥도강은 철새도래지로 문화재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있는 지역입니다. 4대강사업으로 낙동강하구 철새도래지는 큰 영향을 받았습니다. 습지와새들의친구는 사업 전후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보고서를 통해 이미 그 상황을 알린 바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 후속사업인 친수구역 개발사업이 또다시 철새도래지에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1966년 이래로 문화재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있다면 그만큼의 가치가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서낙동강, 맥도강, 평강천 일대가 각종 불법매립 등으로 수변부의 상당부분이 훼손되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철새도래지로서 중요한 기능을 하고 있습니다. 부산시가 수년전 이곳을 문화재보호구역에서 해제하려는 움직임이 있었을 때 문화재청은 여전히 철새도래지로 중요한 기능을 하고 있다고 판단하여 지정구역 해제 요청을 기각했습니다. 또한 사업지역은 겨울철새들의 중요한 먹이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사업지역인 대부동 마을은 수년 전 까지 생물종다양성 계약에 따라 겨울철새들의 먹이터로 제공되었습니다. 사업이 진행되면 이곳 먹이터가 소실됨과 동시에 고층건물들로 인해 철새들의 이동경로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쳐 향후 이곳 낙동강하류 철새도래지의 위상도 크게 위축시킬 수 있습니다. 따라서 문화재보호구역내의 친수구역 개발은 철회되어야 마땅합니다.

 

지속가능한 친수공간 조성인가?

친수구역특별법 제4조 지정과 관련한 조항에는 이렇게 명시되어 있습니다. ‘…지속가능한 친수공간으로 조성ㆍ이용하기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지역을 친수구역으로 지정할 수 있다.’ 그렇다면 지속가능한 친수공간 조성과 이용을 위해서는 어떤 사업이 필요할까요? 그러나 정작 이 물음에 대한 해답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이번에 지정하려고 하는 낙동강하구 친수구역 사업도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한마디로 난개발 사업이라 하겠습니다. 아파트, 주상복합, 공단건설이 사업의 주 내용입니다. 이러한 사업이 지속가능한 친수공간 조성과 어떤 관련이 있다는 것인지 알 수 없습니다. 모두가 공해유발, 수질악화 요인을 가진 사업들입니다. 이런 잡탕식 개발사업이 지속가능한 친수구역 사업으로 둔갑되고 있습니다. 우리는 지금까지 이런 종류의 개발사업을 난개발 사업이라 불러왔습니다.

 

적자는 부산시민이 부담해야한다.

친수구역 사업에는 수자원공사와 함께 부산도시공사가 참여하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조성비용만 무려 5조원이 넘는 사업입니다. 보도에 의하면 수자원공사와 부산도시공사가 4:1의 비율로 참여한다고 하니 부산도시공사가 부담해야할 사업비가 1조원이 넘습니다. 지금도 도시공사는 동부산 개발사업 등으로 인해 적자가 누적되고 있으며 고스란히 부산시민의 부담으로 돌아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수익성도 불투명한 이 사업에 도시공사가 참여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국토해양부는 이 사업으로 6,000억의 수익을 기대하고 있다합니다. 국토해양부 말대로 수익이 나면 그 수익배분은 어떻게 될까요? 수익의 90%는 국고로 환수됩니다. 나머지 10%를 수자원공사와 부산도시공사가 나누어 가지는 구조입니다. 부산도시공사는 사업투자는 20%를 하는데 수익배분은 2%만 받는 구조입니다. 적자가 나면 20%의 부담을 안게 됩니다. 그러니 부산도시공사가 가질 수 있는 최대이익은 120억이란 계산이 나옵니다. 적자가 나온다면 모든 적자에 대해 책임을 져야합니다. 결국 부산시민이 적자를 떠안는 결과를 가져오게 됩니다.

 

그렇다면 수자원공사는 어떠할까요? 수자원공사는 손해볼 게 없습니다. 국고에 환수되는 이익금은 다시 하천정비 등에 투자하게 되는데 이는 결국 수자원공사에 투자되는 돈이 되는 것입니다. 즉 수자원공사의 4대강사업비로 지출되는 것입니다. 적자가 나도 마찬가지입니다. 부산도시공사는 더 이상 적자를 보전할 사업을 따올 수 없지만 수자원공사는 특별법에 따라 계속 이런 사업들을 벌여나갈 수 있습니다. 부산도시공사는 들러리를 서고 적자가 나면 고스란히 그 적자를 뒤집어쓰는 구조입니다. 결국은 부산시민이 모든 부담을 안아야하는 상황입니다.

 

대안은 무엇인가?

이명박 정부가 추진하는 친수구역 특별법에 의한 개발사업은 지역의 특수성, 자연가치를 고려하지 않은 난개발사업일 뿐입니다. 낙동강하구 서낙동강, 맥도강, 평강천 일원에 대한 개발사업은 즉각 중단되어야 합니다.

 

이 지역에서 먼저 시행해야 할 것은 심각하게 훼손된 수변부에 대한 복원사업입니다. 그리하여 먼저 철새도래지 문화재보호구역에 걸맞는 위상을 갖추는 것이라 하겠습니다. 그 후 이 지역의 미래에 대해서는 더 시간을 두고 심도 있는 논의가 진행되어야 하겠습니다. 저층의 고급형 전원주택지 등의 개발, 철새도래지 등을 고려한 자연공원으로의 개발 등 다양한 방식이 제시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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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기업 독지가의 무료급식 잔잔한 화제

 

-㈜우창에이전시 김권철 대표 초읍 나눔의 집 무료급식 자원봉사 ‘눈길’-

 

 

장해봉/국제신문 시민기자   

 

 

 

부산 부산진구 초읍동 어린이대공원 입구에 있는 <아름다운 사람들 초읍 나눔의 집>은 수요일을 제외하고는 매일 70세 어르신을 대상으로 무료급식을 하고 있다. 초읍 나눔의 집 벽에 결려 있는 달력은 그 달 급식 스케줄로 빼곡하게 차있다. 부산은행을 비롯해, 선명회, 청색회, 나눔회 등 여러 단체에서 무료급식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 부산은행을 제외하고는 모두 한 달에 한 번씩 무료급식을 하는데 ㈜우창에이전시만은 둘 째, 셋 째 토요일로 한 달에 두 번 무료급식을 진행한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한 달에 세 번 해오다가 <아름다운 사람들 초읍 나눔의 집>에서 무료급식 하기를 원하는 단체가 늘어나면서 두 번으로 줄이게 되었다.

 

보험대리점인 ㈜우창에이전시 대표 김권철씨가 초읍에서 무료급식을 시작하게 된 것도 오래 전 일이었다. 2007년경부터 했으니 벌써 6년 째 한 달에 세 번 무료급식을 지원하고 있는 셈이다. 김권철 대표에게 한 달에 경비가 얼마나 드느냐고 물었더니 얼마 안 든다며 금액에 대해 함구한다. 그래서 다시 물었다. 경비는 회사차원에서 지원하느냐고… 그랬더니 아직까지는 개인적으로 급식비용을 부담하고 있다고 한다.

 

상상 밖의 대답이었다. 주식회사로 되어 있어서 당연히 회사 경비로 지급하는 모양이라고 생각했는데 순수하게 개인적으로 지원한 것이라는 대답에 순간 말문이 막혔다. 한 달에 2,3만원 지원하기도 다들 힘들어하는데 한 달에 100만원이라니… 그러면 1년이면 도대체 금액이 얼마나 되는 걸까? 그러면서도 김 대표는 자신의 선행을 내세우려 하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우창에이전시 김권철 대표는 경비만 지원하는 게 아니라 자신도 한 달에 한 번은 꼭 무료 급식에 참여한다. 그러다 보니 사무실 직원들도 한두 명씩은 항상 자발적으로 급식에 참여한다. 남자직원들이 오는 날은 무료급식 설거지가 많이 수월하다. 밥그릇, 국그릇 등의 식기는 몇 십 년째 이곳에서 무료급식을 담당해온 자원봉사자들이 능수능란하게 해치우지만 무거운 밥솥을 씻는 일, 국솥을 옮기는 것에는 힘이 부친다. 이럴 때 건장한 몸집으로 번쩍 들어 옮겨주고, 수세미로 눌어붙은 밥솥을 씻는 일은 ㈜우창에이전시 남자직원들이 도맡아서 해준다.

 

눈을 들어 살펴보면 주변에 고마운 사람들이 참 많다. 개인적으로, 그것도 몇 년을 이처럼 꾸준하게 물적, 금전적 지원을 하기가 쉽지 않은데 묵묵히 해온 김 대표가 대단한 사람임에 틀림이 없다. 또한 몇 십 년 째 무료급식 자원봉사에 참여한 자원봉사자들 또한 존경스럽다. 내일이 큰 딸 결혼식인데도 불구하고 가족이 무료급식에 나온 방영미씨를 비롯하여, 제사상 차리기 바쁜 와중에도 아침부터 급식을 쓸 재료를 준비해온 김현자씨, 부부가 나란히 나오는 자원봉사자, 의견을 모아 자원봉사 하는 동창생들…. 이 모든 사람들의 곱디고운 마음이 초읍 나눔의 집 이름처럼 세상을 밝게 만드는 <이웃과 함께하는 아름다운 사람들>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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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들에게 목욕탕을 만들어 주자

 

 

 

글․사진 천성광/공동대표   

 

 

포토에세이_방울새.jpg

 

 

을숙도 어느 곳, 오목한 시멘트 바닥에 고인 물에서

 

방울새들이 단체로 목욕을 하고 있습니다.

 

목욕을 마친 후 옆에 있는 나무로 날아가 앉아서 깃털 단장을 시작합니다.

 

새들은 깃털이 곧 사람의 옷과 같으니 빨래와 목욕을 동시에 하는 것이지요.

 

방울새가 이렇게 훤히 드러난 곳에서 목욕을 하는 것을 보니,

 

그동안 마땅히 목욕할 곳이 없었나 봅니다.

 

 

 

복지차원에서 새들에게 목욕탕을 만들어주는 것도 인간의 좋은 배려라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 인간만 복지국가를 만들어 갈 것이 아니라 새들에게도 복지 새공화국을 건설해 주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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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하는 자연의 벗님들께,

이렇게 일이 닥치고 보니 벗님들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실감합니다.

계셔 주셔서 감사합니다~~^^

 

낙동강하구 보전 청원을 도와 주십사 해서 연락을 드립니다.

 

잘 아시는 것처럼 낙동강하구는 일찌기 환경과 습지의 가치를 잘 모르던 1966년에 한국 정부가 이 지역은 잘 지켜 후손에게 전해야 한다고 문화재보호구역으로 지정한 지역입니다. 이 지역은 철새도래지로 천연기념물(179)로 지정된 지역이며, 습지보호지역(한국 최초 지정지역) 등으로 우리 정부가 중복 지정해 보호하는 지역이며, 국제적으로 가장 심각한 멸종위기에 처한(CR) 넓적부리도요의 정기적인 중간기착지이자 청다리도요사촌, 노랑부리백로, 저어새, 참수리, 매와 같은 멸종위기에 처한 새들의 서식지로 중요하게 기능하는 지역입니다. 특히 우리나라에 도래하는 큰고니 개체군의 70% 이상인 년 평균 3~4천 마리가 월동하는 지역이며, 쇠제비갈매기의 동아시아 최고 번식지의 하나로 년 평균 3~4천마리가 도래하던 지역입니다. 그러나 낙동강하구 일원의 계속된 개발로 2010년 이후 쇠제비갈매기 번식 개체군은 완전히 사라졌고, 큰고니 월동 개체군 역시 1천 마리대로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부산시는 큰고니의 월동에 특히 중요한 역할을 하는 3 지역을 포함하여 자그마치 10개의 교량 건설을 낙동강하구 보호구역에서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 중 특히 대저대교, 엄궁대교, 장락대교는 보호구역 기능 유지에 핵심적 역할을 하는 지역을 관통합니다.

 

이 문제의 중요성을 인식하여 현재 국내 65개 단체가 연대하여 낙동강하구지키기전국시민행동()을 결성하여 이 지역 보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정부도 이 지역의 중요성을 고려하여 기존의 환경영향평가서를 반려하고 정확한 환경영향평가를 위해 큰고니의 월동기간인 202012월 부터 3월까지 민관공동으로 큰고니와 멸종위기종의 서식 실태를 조사하였습니다.

 

공동조사 결과, 조사위원들은 1) 월동기간 심한 교란이 있었으며, 2) 다리 건설 예정지가 큰고니의 주 서식지로 기능하고 있으며, 3) 교량 건설은 큰고니의 서식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종합의견과 조사 결과를 지난달 환경청에 전달하였습니다. 이 의견과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환경청은 6월중 최종 결정을 내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정부가 현명한 결정을 내릴 것이라 기대함에도, 우리 사회에서 여전히 환경 관련 부서의 힘은 약하고 개발부서의 힘은 강고합니다. 여러분의 청원으로 더 이상 우리 생존의 토대, 자연이 사라지지 않도록 함께 힘을 더해 주시기 바랍니다.

 

 

 

1. 영문청원서는

- 연대하고 있는 해외 단체에 최대한 퍼뜨려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 66() 까지

- 메일(wbknd@hanmail.net)로 보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 내용을 그대로 이용해 주셔도 좋고, 여건이 허락한다면 각 단체에서 별도 작성해 주시면 더욱 좋겠습니다.

 

 

2. 한글 청원서는,

-역시 66()까지,

-단체 명의로 청원서를 작성하여 이메일(wbknd@hanmail.net)로 보내주시면 일괄 출력하여 접수시키겠습니다.

-내용은 아래 문건을 그대로 이용하시거나, 필요한 부분만 취해 쓰시기 바랍니다. 여건이 가능하면 별도의 문건을 보내주시면 더 큰 힘을 발휘할 것입니다.

-개인 청원은 혹 여건이 되시면 청와대, 환경부, 낙동강유역환경청 홈피나 국민신문고에 올려주시기 바랍니다.

 

 

여러 일로 바쁘시겠지만 여러분의 많은 도움과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박중록 삼가

 

박중록

낙동강하구지키기전국시민행동() 공동집행위원장

습지와새들의친구 운영위원장

010-8906-6314

 

 

 

버튼_청원서다운로드.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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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ease join the petition to conserve the Nakdong River Estuary in South Korea 

 

 

Dear members of WWN, all our hardworking wetland conservationists and nature lovers,,

 

The Nakdong River Estuary is one of the most representative wetlands in South Korea. The estuary is so important that it was designated as a Natural Monument as early as in 1966, when the value of wetland conservation was not so well recognized by the general public. Now, the estuary is protected by five different laws, such as the Wetlands Conservation Act by the Korean government. It is also one of network sites of the East Asian-Australasian Flyway Partnership.

 

The Nakdong River Estuary is an important habitat for many internationally endangered bird species. Spoon-billed Sandpipers, Nordmann's Greenshanks, Chinese Egrets, Black-faced Spoonbills, Saunders' Gulls, and Steller's Sea Eagles are found here regularly. Especially, about three to four thousand Whooper Swans (about 75% of the total wintering population found in country) spend winter here.

It used to be one of the most important breeding sites for Little Terns in East Asia, with an average of 3,000 to 4,000 birds visiting annually. However, due to the continued development and disturbance in the Nakdong River Estuary, the breeding population of Little Terns has completely disappeared since 2010.

 

Even in this situation, the Busan Municipal Government has been planning to build more than the existing 10 bridges across the Nakdong River Estuary. According to the plans, the Daejeo Bridge, the Eomgung Bridge and the Jangnak Bridge will penetrate the core area of wintering sites of Whooper Swans. The area is so important not only for the Whooper Swans, but also for the whole ecosystem of the estuary.

 

Knowing the urgency of this issue, we, the Korea Wetland NGO Network (KWNN), has made efforts to protect the Estuary by organizing the Korea Civil Society Network for Nakdong River Estuary Conservation (KCNN) with 65 nationwide NGOs. Due to the efforts of the conservation NGOs to protect the estuary, the Ministry of Environment (Nakdong River Basin Environmental Office) rejected the Environmental Impact Assessment for the Daejeo Bridge construction in June 2020. And the Environmental Office, the Busan Municipal Government and conservation NGOs have agreed to a joint survey on the planned sites, especially on wintering Whooper Swan population and other endangered bird species from December 2020 to March 2021.

 

After the joint survey, the survey team submitted results of the survey and an opinion letter to the Environmental Office which stated that (1) there have been increased disturbance for the birds during the winter, (2) the planned site for the Daejeo Bridge has proved to be an important site for wintering Whooper Swans, and (3) the construction of the bridge will impact the wintering of the birds. Based on this letter and survey data of the joint survey team, the Environmental Office will make the final decision, probably in June, to approve the construction of the planned bridge or not.

 

Despite the belief that the South Korean government and its Environmental Office will make a wise decision on the matter, we still encourage them to move forward to the right direction. Therefore, we are asking you to join the petition below to urge the South Korean government to make a right decision to conserve the important wetland.

Please help protect this valuable wetland and send us your endorsement to Mr. Ma, Yong-un of Korea Wetland NGO Network at ecolia@hotmail.com by the end of June 2021.

Any kind of your support would be much appreciated.

 

14th June 2021

KIM Soon-rae

Chairperson of Steering Committee, Korea Wetland NGO Network

 

 

 

 

 

 

버튼_청원서다운로드(영).jpg                         btn_nakdong_photo.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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