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죽어 가는 강이 나를 이대로 죽게 하지 말라며 싸울 길을 보여 줍니다.
낙동강유역환경청 앞 4차 농성 21일째 하루를 또 보냈습니다. 오늘은 부산과 낙동강유역의 벗들이 함께 집회를 열며 강에 힘을 더했습니다.
낙동강하구 국가자연유산 일원에는 이미 27개의 다리가 있고, 여기에 더해 박형준의 부산시는 서부산 개발을 빌미로 16개 다리를 더 만들고 있습니다. 도합 43개. 아무리 낙동강하구가 대~자연이라 해도 이를 다 감당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21년 환경부는 핵심지역을 관통하면 백조(큰고니) 서식지가 훼손되니 대안을 택하라 결정 내렸습니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고 부산시는 원안을 강행하고, 환경부와 국가유산청은 21년 환경부의 결론과 백조가 안정적으로 서식할 수 있으려면 최소 4km 교량 간격이 필요하다는 두 편의 학술 논문을 무시하고 개발을 승인합니다.
25년 공사가 시작되었고, 재판 밖에 방법이 없는가 하던 차, 한국조류학회가 결정 번복의 핵심 근거로 작용한 전 부산시 고위공무원이 1저자인 논문의 게재취소 결정을 내립니다.
핵심 근거였던 논문이 취소되었고, 빛의 혁명으로 내란 정권이 물러가고 국민주권정부가 들어섰으니 마땅히 후속 조치를 취해야 하건만, 환경부는 여전히 답이 없습니다.
단순히 다리 몇이 더 세워지는 문제가 아닌데,
온 국민이 60년 동안 국가자연유산(천연기념물 제179호, 1966년)으로 지켜온 한국을 대표하는 자연유산이,
건설하지 않아도 될 다리로 그 기능을 완전 상실하게 되었다는 사실이 새로이 밝혀졌는데,
그래도 꿈쩍않는 이 환경부는 도대체 누굴 위한 환경부일까요?
1조원이라는 천문학적인 돈은 돈 대로 낭비하면서 국가 핵심자연은 또 자연대로 망가뜨리는 이 어처구니 없는 상황을 어째야 할까요?
고민 속에 또 하루가 지나갑니다.
심한 일교차에 적응을 못했는지, 함께 한 벗들에 고무되어 점심 집회서 지나친 힘을 썼는지, 오후 정상이 아니다 싶던 몸이 다행히 조금씩 돌아옵니다. 텐트 바로 앞이 화단입니다. 아침엔 햇살이 가득하고, 온 생명 약동하는 봄의 기운이 있으니 내일 아침엔 다시 힘차게 일어날 수 있겠지요? 집 떠나며 미뤄온 일기를 21일 만에 이렇게 대신 해 봅니다. 봄의 생명의 기운이 자연의 벗님들게 가득하기를 함께 빕니다.
두 손 모아 박중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