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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송현승인 2026.05.16 17:04 | 최종 수정 2026.05.16 17:08

【조송현 칼럼】 낙동강유역환경청을 규탄하는 이유

5월 15일, 경남 창원시 낙동강유역환경청사 앞. 51일째 무기한 농성을 이어가는 습지와새들의친구 박중록 운영위원장 곁에 전국 78개 시민단체 활동가들이 모였다. 땡볕 아래서 터져 나온 규탄의 목소리는 부산시가 아닌, 낙동강유역환경청을 향했다. 왜 그들은 환경을 파괴한 부산시보다 환경을 지켜야 할 환경청을 더 강하게 질타했을까?

김해창 낙동강살리기전국시민연대 공동대표의 비유가 핵심을 찌른다. "중앙선 침범하고 신호 위반하고 과속 위반하면 단속해야 할 경찰이 그 위반자를 봐주고 있는 격이에요." 범죄자의 잘못도 크지만, 범죄를 단속해야 할 경찰이 범죄를 방조하는 것은 사회 시스템 전체를 무너뜨리는 더 큰 잘못이다.

낙동강유역환경청은 부산시가 제출한 환경영향평가서를 검증하고 승인하는 최종 관문이다. 2023년과 2024년, 환경청은 멸종위기 야생생물 II급인 대모잠자리의 서식 실태조차 조사하지 않은 거짓·부실 환경영향평가서를 그대로 통과시켰다. 대모잠자리가 어디에 있는지도 모른 채, 법정보호종 서식지를 훼손하는 대체서식지 조성 계획을 불법인지도 모르고 허용했다.

더 심각한 것은 대모잠자리가 초지를 이용한다는 기본 생태 지식조차 없었다는 점이다. 환경을 평가해야 할 전문기관이 환경에 대한 기본 이해가 부족했던 것이다. 이는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직무 유기에 가깝다.

게다가 잘못이 드러난 후에도 바로잡지 않았다. 환경청은 지난달 "대모잠자리 정밀조사를 시행하고 이주를 마친 뒤 공사를 시행하겠다"고 약속했다. 청장, 국장, 과장, 팀장이 여러 차례 "공사를 중단시키겠다", "환경영향평가 협의 사항이기 때문에 반드시 막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5월 5일, 어린이날 휴일을 틈타 삼락생태공원의 대모잠자리 서식지는 흙더미에 파묻혔다. 정밀조사 기간도 끝나기 전이었다. 엄궁대교 물양장 예정 부지도 대모잠자리 서식지로 밝혀지자 부산시가 임의로 위치를 옮겼지만, 그곳도 결국 서식지였고 다시 파괴됐다.

환경청은 무엇을 했는가? 5일 서식지 파괴가 확인된 후 시민단체가 3차례 공문을 보내고 기자회견을 열었지만, 열흘이 넘도록 실태조사조차 하지 않았다. 대모잠자리 성충이 5월 중순까지 가장 많이 출현하는 시기임에도, 가장 중요한 조사 시기를 그냥 흘려보냈다.

강미애 환경운동연합 물관리위원회 의장의 증언은 더 충격적이다. 환경청 직원들이 "공사 중단을 요청했다"고 말했지만, 현장에 가보니 공사는 계속되고 있었다. 공사 인부들은 "공사 중단 공문을 못 받았다"고 답했다. 환경청의 말을 믿을 수 없어 시민들이 직접 현장을 확인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가장 기가 막힌 장면은 공동조사 현장에서 벌어졌다. 환경청이 시민단체를 불러놓고 공동조사를 하려 했으나, 부산시가 거부했다는 이유로 시민단체를 그 자리에서 돌려보냈다. 임희자 마창진환경운동연합 의장의 질문이 핵심을 찌른다. "낙동강 환경청이 대저대교 사업과 관련해서 부산시의 하수인입니까? 부산시가 하면 하는 거고, 부산시가 안 한다면 안 하는 겁니까?"

환경청은 환경영향평가를 승인하거나 거부할 법적 권한을 가진 유일한 기관이다. 막강한 권한에는 그에 상응하는 책임이 따른다. 부산시는 개발 사업자로서 이익을 추구할 동기가 있다. 그것을 견제하라고 환경청이 있는 것이다. 그런데 환경청이 부산시 눈치를 보며 독립적인 환경 감시 기관으로서의 정체성을 스스로 포기했다.

환경청 측은 "전 정부에서 협의한 사항"이라는 변명을 내놓을 수 있다. 그러나 시민단체는 정확히 지적했다. "지난 정부의 잘못이라도 그 잘못이 드러났으면 지금이라도 바로 잡아야 하지 않겠는가?" 이재명 정부 들어 처음 발령받은 새 청장이 부임했다. 시민들은 "국민의 주권에 걸맞는 청장"을 기대했다. 그러나 일주일이 지나도록 아무런 조치가 없었다.

과거의 잘못을 답습하는 것은 과거의 잘못과 동일한 책임을 지는 것이다. 더 나아가 잘못이 드러난 후에도 이를 바로잡지 않고 방조하는 것은, 새로운 잘못을 저지르는 것이다.

낙동강하구는 5개 법으로 보호받는 우리나라 최고의 보호구역이다. 60년간 국민이 지켜온 세계적 자연유산이다. 그런 곳에서 법정보호종 서식지가 흙더미에 파묻히고, 이를 막아야 할 환경청이 열흘 넘게 조사조차 하지 않는다면, 환경 보호 시스템은 이미 붕괴한 것이다.

김해창 공동대표가 오죽하면 "유역환경청 같은 곳를 없애버려야 한다"고 주장했겠는가. "국민 세금만 축내고 오히려 자연을 보호하기보다는 연대문서만 주고 있는" 기관은 예산 낭비라는 것이다. "송덕비가 아니라 악덕비를 세우는 운동을 했으면 좋겠다"는 발언에는 절망과 분노가 묻어난다.

임희자 마창진환경운동연합 의장은 "낙동강유역환경청 청장, 당장에 자신 없으면 돌아가야 됩니다. 자리 내놓고 돌아가십시오"라고 외쳤다. 부산시에 대해서는 "깡패 집단"이라 불렀지만, 환경청에 대해서는 청장 사퇴를 요구했다. 왜냐하면 깡패는 원래 깡패이지만, 경찰이 깡패가 되면 사회가 무너지기 때문이다.

"대모잠자리뿐만 아니라 큰고니와 같은 많은 생명력의 자연이 살지 않으면 우리 인간은 살 수가 없습니다." 김해창 공동대표의 말이다. 생태계는 연결되어 있다. 법정보호종이 사라지는 것은 단순히 한 종의 멸종이 아니라, 생태계 전체의 붕괴를 의미한다.

환경청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 다음에 파괴되는 것은 무엇일까? 다음에 방조되는 불법은 무엇일까? 51일째 농성을 이어가는 박중록 위원장과 시민들이 요구하는 것은 간단하다. 법정보호종 서식지 파괴 공사를 즉각 중단하고, 5월 20일 이전에 민관전문가 합동 대모잠자리 서식실태 조사를 시행하며, 거짓·부실 환경영향평가를 인정하고 대저·엄궁·장낙대교 공사를 중단하고 재평가하라는 것이다.

이것은 과도한 요구가 아니다. 환경청이 원래 해야 할 일을 하라는 것이다. 경찰이 범죄자를 잡고, 환경청이 환경을 지키는 것. 그것이 그렇게 어려운 일인가?

환경청은 답해야 한다. 아니, 답하기 전에 행동해야 한다. 지금 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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