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저·엄궁·장낙대교 대안 채택과 대화 촉구 등에 대한 기자회견문
대저·엄궁·장낙대교 건설사업은 천문학적인 예산을 낭비하고, 교통 문제도 개선하지 못하면서, 한반도 남단 최대 규모의 국가자연유산을 훼손하는 전형적인 난개발이자 시대착오적인 토건사업입니다.
이 사업은 1조 원에 달하는 막대한 예산 낭비를 초래합니다. 부산시가 주장하는 강서구 인구 증가와 교통량 급증은 실제와는 엄청난 차이가 있지만, 이를 그대로 수용하더라도 계획중인 교량을 모두 건설할 필요는 없습니다. 추가로 필요하다는 10개 차로 확보는 단일 교량 건설과 기존 인프라의 확충과 개선을 통해서도 충분히 해결 가능합니다.
계획중인 교량 노선은 교통 개선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사상공단과 엄궁 방향으로만 연결되어 도심 접근성이 불리하고, 승용차 중심 도로로 건설되어 대중교통과의 연계성이 불량합니다. 완공 시점은 빨라야 2029년으로, 그때까지 시민들은 출퇴근 시간의 극심한 교통 혼잡을 감내해야 합니다. 이는 ‘지금의 교통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사업 명분과 정면으로 배치됩니다.
심각한 환경 훼손 역시 초래합니다. 현재 계획노선은 1966년부터 국가자연유산으로 보호해 온 낙동강하구 철새도래지의 핵심 지역을 관통합니다. 이는 수천 마리의 백조(큰고니)를 비롯한 철새들의 생존 기반을 파괴하고, 대체서식지 조성이라는 명분 아래 또 다른 멸종위기종의 서식지까지 훼손합니다.
교량 건설로 인한 자연 파괴는 기후위기와 생태 붕괴를 더욱 가속화하는 것은 물론 조류충돌 사고의 위험 또한 증가시킵니다. 대저대교와 엄궁대교 대체서식지를 조성하겠다는 공간은 큰기러기 등의 서식지로도 이용됩니다. 이 공간이 사라지면 큰기러기는 먹이를 찾아 초지가 있는 공항으로라도 들어가야만 합니다. 무안공항에서 발생했던 제주항공 사고의 아픈 교훈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예산을 절감하면서도, 더 안전하고, 교통 개선 효과가 좋은, 그러면서 낙동강하구도 지킬 수 있는 여러 대안이 존재합니다. 2021년 6월 낙동강유역환경청이 제시한 4개 대안 노선이 있고, 부산시 도시계획에 포함되어 있는 사상대교를 충분한 규모로 건설하는 것은 좋은 대안입니다. 사상대교는 이미 개발된 부산김해경전철에 인접하여 환경 훼손이 적고, 서부산의 교통 요지인 사상역과 시외버스터미널이 있는 광장로로 연결되어 대중교통과의 연계성도 탁월합니다.
남해고속도로 2지선과 을숙도대교의 무료화, 기존 도로와 교량의 선형 개선 및 확충, 버스전용차로 설치와 출퇴근 전용 공영버스 운영 등은 엄궁대교와 장낙대교 건설보다 훨씬 빠르고 효과적인 교통개선 수단이 될 것이며, 강서구의 전철 역사 주변에 대형 공영주차장을 건설하여 교통 수요를 감당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대안의 선택은 단순한 ‘보존’을 넘어 새로운 발전의 기회를 만듭니다. 전 세계 어느 대도시도 3천 마리 백조가 찾아오는 곳은 없습니다. 낙동강하구의 세계적 자연유산 가치를 활용한다면 부산은 자연기반 관광과 지속가능발전의 세계적 선도 도시가 될 것입니다. 이는 일회성 토건사업이 아닌, 강서구를 넘어 부산 전역의 가치와 품격을 높이는 탁월한 선택이 될 것입니다.
이 사업들은 최근 출범한 사회대개혁위원회의 역할중 하나인 ‘기후위기 대응과 생태사회 구현’과도 정면으로 충돌합니다. 우리는 국민주권정부가 대저·엄궁·장낙대교 건설사업을 포함한 대규모 자연 파괴 공공사업을 전면 재검토할 것을 촉구합니다.
대저·엄궁·장낙대교 건설사업의 근본적인 결함들이 속속들이 밝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부산시와 박형준 시장은 이를 외면하고 있습니다. 환경영향평가의 근본적 결함이 드러났고, 부산시 주장을 뒷받침해 온 논문이 연구윤리 위반으로 게재 취소 당했으나 부산시와 환경부, 국가유산청은 어떤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습니다. 책임있는 후속 행정조치를 다시 한번 촉구합니다.
진정 지역발전과 교통 문제 해결을 원한다면, 기후위기와 생태붕괴 시대에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걱정한다면, 기존 계획을 철회하고 대안을 선택해야 합니다.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부산시와 지역주민, 경제계, 정치권이 참여하는 조건 없는 공개 대화를 제안합니다.
2026년 1월 12일
낙동강하구지키기전국시민행동